햇빛이 눈부신 날, 프리다 칼로가 풀밭에 누웠다. 간지러운 햇살에 칼로의 길게 이어진 짙은 눈썹 아래로 옅은 미소가 번졌다.
콜롬비아 출신 사진가 겸 화가 레오 마티스가 1941년 멕시코의 초현실주의 화가 프리다 칼로를 찍은 작품 ‘태양 아래 프리다’다. 마티스는 고통 속에서 평화를 갈구했던 칼로의 마음을 이렇게 담아냈다. 작가는 당시 멕시코 유명 예술가들과 교류하며 그들을 촬영했다. 시대의 아이콘이던 칼로와 디에고 리베라 부부의 일상은 그 자체로 뉴스이자 작품이었다. 강렬한 인상, 리베라와의 두 번의 결혼, 32번의 수술, 내면을 반영한 파격적 자화상. 칼로의 작품과 삶은 대중과 다른 예술가들을 매료시켰다. 패션잡지 보그에 등장했고, 수많은 사진작가들이 그를 카메라에 담았다.
영국의 록밴드 콜드플레이는 칼로의 마지막 작품 ‘비바 라 비다(Viva La Vida)’와 같은 제목의 노래를 발표했다. 슬픈 자화상이 아닌, 타인이 찍은 칼로의 사진들은 서울 삼성동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문화홀에서 내년 3월 26일까지 만나볼 수 있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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