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인장 삼양식품 회장의 부인인 김정수 부회장(58·사진)은 올해 4억달러 수출을 달성한 ‘불닭볶음면 신화’의 실질적 주인공으로 꼽힌다. 2012년 ‘먹을 땐 괴롭지만 먹고 나면 또 생각나는 매운맛’을 모티브로 불닭 시리즈의 개발과 론칭을 진두지휘했다.
국내는 물론 해외 사업에서도 큰 성과를 올리며 삼양식품의 전성기를 이끄는 식품업계 대표 여성 최고경영자(CEO) 중 한 명이다. 그런 김 부회장이 ‘주식(主食) 부문 글로벌 100대 기업 진입’을 2025년까지 달성해야 할 중기 목표로 제시하며 추가 도약을 선언해 식품업계의 관심을 끈다.
김 부회장은 29일 서울 성북구 삼양식품 본사에서 열린 ‘삼양식품그룹 경영 콘퍼런스’에 참석해 이런 목표를 공개했다. 삼양식품이 이를 달성하려면 올해 1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관측되는 매출을 3년 이내에 2조원 이상으로 불려야 한다.
김 부회장은 핵심 사업 강화, 글로벌 공급망 최적화, 브랜드 가치 증대, 미래 식품사업 진출 등 일곱 가지 핵심 전략도 제시했다. 이에 따라 삼양식품은 라면에 집중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할 방침이다.
면 사업 영역을 건면 등으로 확장하고 소스 및 냉동식품 개발을 지속해 핵심 사업을 강화하는 전략을 세웠다. 라면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으면 올해 초 벌어졌던 것과 같은 글로벌 원재료 가격 상승에 대처하기가 쉽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해외 영업·마케팅을 강화하는 데 방점을 찍은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삼양식품은 해외 생산 기지 없이 국내 공장에서 불닭볶음면을 생산해 수출하기 때문에 현지 영업망 확보 및 마케팅 전략이 중요하다. 6개 본부, 85개 팀을 8개 본부, 86개 팀으로 확대하면서 해외지역별 영업마케팅본부, 해외 물류 전담조직을 신설했다.
김 부회장은 외환위기 이후 삼양식품의 경영에 발을 들여놨다. 불닭볶음면 매운맛 연구와 해외 진출 전략을 직접 수립하는 것은 물론 영업본부장을 맡아 삼양식품을 성장 궤도에 올려놨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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