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삼성역 역세권 오피스텔에 직장인 전세 수요가 많아 작년까지는 프리미엄이 1억원까지 붙었는데, 지금은 ‘마피(마이너스피)’ 1억3000만원에 나와 있어도 거래가 어렵습니다.”(강남구 삼성동 S공인 대표)
29일 부동산 중개업계에 따르면 삼성동에 있는 오피스텔 ‘파크텐삼성’ 전용면적 42㎡ 분양권은 분양가(15억6372만원)보다 1억3000만원 낮은 14억3372만원에 나와 있다. 대출 금리가 오르면서 내년 1월까지 잔금을 치르기 어렵다고 판단한 분양자들이 급매물을 시장에 내놓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프리미엄이 1억원을 넘은 상황과 180도 달라진 분위기다.
오피스텔은 지난해 아파트 대체재로 주목받으며 크게 인기를 끌었지만, 올 들어 주택시장에 한파가 불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거래 역시 얼어붙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1월(29일 기준) 오피스텔 매매 거래량은 702건에 불과했다. 지난해 11월 1449건이었던 데 비해 1년 만에 반토막이 난 셈이다.
거래가 막히면서 매매가도 내림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전국 오피스텔 매매가격지수는 지난 6월부터 지난달까지 5개월 연속 하락하고 있다. 6월 102.86에서 11월 102.13으로 5개월간 0.73포인트 떨어졌다. 서울은 오피스텔 매매가격지수가 8월부터 하락세로 전환했다.
오피스텔 인기가 식으면서 비교적 좋은 입지에 있는 매물에도 ‘마피’가 붙고 있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과 인접해 있는 ‘라포르테블랑 서현’ 전용 84㎡는 분양가보다 1억6000만원 낮은 14억2130만원에 나왔다.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에 공급된 ‘더샵 일산 엘로이’ 전용 84㎡ 분양권 호가는 최초 분양가(7억8000만원)보다 6000만원 하락한 7억2000만원에 형성돼 있다.
신규 단지의 청약 경쟁률도 낮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 하반기 수도권 오피스텔 청약 경쟁률은 평균 1.19 대 1에 그치고 있다. 하반기에 청약홈에서 청약을 받은 수도권 오피스텔 35곳 가운데 17곳은 미달됐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오피스텔 시장의 침체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수민 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지난해 아파트값 급등에 따라 덩달아 상승한 오피스텔 가격이 조정받고 있다”며 “아파트 시장이 회복되기 전까지 오피스텔이 상승세로 전환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