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택시 기사와 50대 동거 여성을 살해한 30대 남성 A씨 집에서 핏자국이 묻은 여행용 가방이 또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경기 일산 동부경찰서는 A 씨 집에 있던 여행용 가방에서 핏자국을 발견했다. 이에 추가 범행 여부를 조사 중이다.
이에 A씨는 해당 핏자국은 이미 자백한 동거녀의 혈흔이라며 추가 피해자 존재 가능성을 완강히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당초 시신을 여행용 가방에 넣어 옮기려다 크기가 작아 또 다른 가방에 담으려 했고, 결국 유기할 땐 차량 지붕에 달아 사용하는 캠핑용 루프 백에 담았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A씨의 진술이 사실인지 확인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DNA 감정을 의뢰한 상태다. 경찰은 A씨가 전 연인의 시신을 담았다는 캠핑용 가방도 찾고 있다.
A씨가 시신을 버렸다고 진술한 한강 하구 일대에서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시신 유기 후 시간이 꽤 지난 데다 유실 지뢰 위험 때문에 난항을 겪고 있다.
경찰은 숨겨진 피해자가 있을 가능성도 열어두고 A씨 과거 행적과 통화기록 등을 분석하면서 프로파일러도 조사 과정에 투입했다.
A 씨는 지난 20일 음주운전을 하다 택시와 접촉 사고를 낸 뒤 택시 기사인 60대 남성 B씨에게 합의금을 준다며 파주시 집으로 데려와 둔기로 살해하고 시신을 옷장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올해 8월 초 파주시 집에서 집주인이자 전 여자친구였던 50대 여성 C씨를 살해해 시신을 파주시 공릉천변에 유기한 혐의도 받는다.
A씨는 B씨 신용카드로 귀금속을 구입하고 술값과 유흥비를 결제하고 대출까지 받았는데 이 금액들을 합하면 약 5000만원에 달한다. 앞서 C씨를 살해한 뒤에도 C씨 신용카드를 2000만원가량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C씨 명의로도 1억여원의 채무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B씨의 시신을 발견한 D씨는 고양이 사료가 떨어지자 사료를 찾으려고 집 안을 뒤지다가 끈으로 묶여있던 옷장 문을 열게 됐고, 짐들 아래에 있던 시신을 발견해 충격 속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29일 A씨에 대한 사이코패스 검사를 진행한다. A씨가 단기간에 연속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만큼 고의성, 계획성이 있었는지 살펴본다는 계획이다.
김현덕 한경닷컴 기자 khd998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