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리·서울가스 연일 신고가
28일 경기·인천 지역에서 가스를 공급하는 삼천리는 7.92% 오른 40만9000원에 마감하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서울·경기 일대 사업자인 서울가스도 2.87% 오르며 신고가(42만9500원)를 경신했다. 대구·경북 일대 사업자인 대성에너지를 자회사로 두고 있는 대성홀딩스는 2.24% 상승하며 신고가 경신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들 종목은 올해 들어 3~5배 급등했다. 삼천리는 지난 1월 초(9만1000원) 대비 5배 가까이 올랐다. 서울가스와 대성홀딩스도 각각 158%, 141% 급등했다.
주가 상승이 시작된 것은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가 지난 2월 유럽에 대한 가스 공급을 중단하면서다. 유럽 가스가격 지표인 네덜란드 TTF 가스 선물시장에서 천연가스 가격은 메가와트시(㎿h)당 79유로(2월 22일)에서 346유로(8월 26일)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이 같은 천연가스 가격이 이들 종목의 주가 상승을 충분하게 설명하지 못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국내 도시가스업체들은 한국가스공사가 수입한 천연가스를 공급받아 소비자에게 공급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지역별로 독점 사업권이 보장되기 때문에 영업이익률이 1~2% 수준으로 낮다. 나민식 SK증권 연구원은 “도시가스 판매 단가는 천연가스 가격에 연동돼 영업이익 레버리지가 발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인천도시가스, 경동도시가스 등 다른 도시가스주는 올 들어 주가가 거의 오르지 않았다. 도시가스 몇 개 종목에만 투기성 자금이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 일각에서 나오는 이유다.
“펀더멘털로 주가 회귀할 수도”
일부 종목은 신사업이 호조세를 보이면서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 예컨대 삼천리는 작년 700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이 올해 1625억원(증권사 평균 전망치)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업계는 요식업, 자동차판매업 등 신사업에서 이익 증가의 상당 부분이 나왔을 것으로 보고 있다.하지만 전문가들은 주가가 과도하게 오른 도시가스주는 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가스전을 보유하지 않은 삼천리는 가스가격 상승이 자산 가치 증가로 이어지지 않는다”며 “주가와 실적도 과거 수준으로 회귀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진투자증권은 삼천리 목표가를 현재 주가의 4분의 1 수준인 11만원으로 제시했다.
대성홀딩스와 서울가스도 고평가 상태란 분석이 나온다. 대성홀딩스는 지난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122억원으로 전년 동기(128억원) 대비 감소했다. 서울가스는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89억원에 머물렀다. 최근 4개 분기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대성홀딩스가 116배, 서울가스가 103배에 달한다.
천연가스 가격도 떨어지고 있다. TTF 가스 선물시장에서 1월 인도분 가스 거래 가격은 27일 직전 거래일보다 3.54% 하락한 ㎿h당 80.04유로로 마감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이틀 전(79유로) 수준으로 돌아갔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