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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인형' 나눠줄 때냐"…성탄절 선물에 뒤집힌 베네수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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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경제난에 직면한 베네수엘라 정부가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본뜬 인형을 전국 어린이들에게 성탄절 선물로 배포한 후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25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언론 인포배 등 남미 매체들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정부는 이날 전 가정에 마두로 대통령 인형을 배포했다. 약 1300만개 이상의 장난감이 전국 어린이들에게 성탄절 기념으로 보내진 것이다.

이를 두고 베네수엘라 국민들 사이에선 "우선순위가 무엇인지 모르냐"는 비판이 나온다. 베네수엘라 안드레스 베요 가톨릭대 연구팀이 지난해 10월 발표한 '2021 국가생활수준조사'에 따르면 극빈층 인구 비율이 76.6%로 전년 대비 8.9%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은행의 극빈층 기준은 하루 소득 1.9달러(약 2250원) 미만이다.

베네수엘라 선생님 연합(FVM)은 "사상 인형을 나눠줬지만 학생들이 받아야하는 좋은 교육, 온당한 건강 시스템에 대한 권리는 박탈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일각에선 "성탄절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한다"며 인형 수령을 거부하는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2013년 4월부터 재임 중인 마두로 대통령의 반미(反美) 행보 후 미국의 경제 제재와 최근 코로나,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등 악재가 겹치면서 베네수엘라의 경제난이 가중되고 있다.

마두로 대통령이 최근 지난 2019년 자신을 '임시 대통령'으로 선언한 후안 과이도 전 국회의장과의 '한 지붕 두 대통령' 문제를 해결하겠단 뜻을 밝힌 후 미국도 경제 제재 일부를 완화했으나, 베네수엘라 국민들의 생활고를 해결하긴 역부족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만성적인 물 부족 문제로 국민 대부분이 우물과 계곡 등 비위생적 방법으로 식수를 구하고 있는 베네수엘라는 팬데믹 이후 전염병에 무방비 노출된 데다, 무장갱단 횡포까지 발생해 국가적 혼란이 커지고 있다.

인포배는 "베네수엘라 정부의 성탄절 선물은 마두로 독재 정권이 아이들을 상대로 광범위한 정치적 세뇌를 추진하려는 것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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