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고버섯을 대량 재배한 성공을 발판 삼아 영진표고버섯농장을 종합식품회사로 키우겠습니다.”
충남 보령에서 국내산 표고 종균을 활용해 친환경 무농약인증 표고버섯을 재배하는 정영진 영진표고버섯농장 대표(32)는 국내에 몇 안 되는 성공한 청년 임업후계자다. 정 대표는 2013년 2월 국립 한국농수산대 버섯과를 졸업하자마자 한 달 후 영진표고버섯농장을 창업했다. 창업한 곳은 충남 대천 앞바다의 해풍과 보령댐 주변 해발 600m의 아미산, 오서산, 성주산으로 둘러싸인 청정지역이다. 정 대표가 창업 후 지난달까지 출하한 버섯양 규모는 630t에 달한다. 1년에 70t씩 버섯을 출하한 셈이다. 이렇듯 대량으로 버섯 재배가 가능한 비결은 무엇일까. 관련 업계에서는 정 대표가 가진 표고버섯 재배 방법이 독창적이라고 평한다. 버섯을 나무가 아니라 톱밥에서 키워서다. 그 톱밥에 식물이나 세균, 배양 세포 등을 기르는 데 필요한 영양소를 첨가한다. 맛, 빛깔이 좋고 영양가도 높다는 게 정 대표의 설명이다.
톱밥 배지도 스스로 생산해 유통 비용을 줄였다. 자동입봉기, 배양실 스마트제어 등 산림청 산림소득사업을 지원받아 신기술, 스마트기술로 표고버섯을 생산하고 있다. 무농약으로 우수 관리농산물인증(GAP)을 획득하기도 했다.
이렇게 생산된 버섯은 전국의 학교 급식이나 아이쿱생협, 농협중앙회 등에 납품하고 있다. 온라인과 보령 임산물산지종합유통센터에서도 판매한다. 31동이나 되는 하우스 재배시설에 지역주민을 다수 고용해 지역경제 발전에도 이바지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청정 임산물 생산량 증대에 기여한 공로로, 산림청으로부터 이달의 임업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산림청은 올해부터 지방자치단체 등으로부터 한 달에 한 명을 추천받아 이달의 임업인으로 지정해 오고 있다. 정 대표가 버섯으로 성공하기까지 스승이자 아버지인 정창식 보령친환경버섯영농조합법인 대표의 도움도 컸다. 부친과 함께 2대에 걸쳐 가족경영을 실현하고 있다. 정 대표는 “아버지의 노하우와 저의 신기술이 만나 보다 우수한 고품질의 버섯을 생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영진표고버섯 농장을 앞으로 종합식품회사로 키우고 싶다”고 했다. 표고버섯을 장아찌나 피클, 간장, 된장, 고추장, 고추냉이 등의 식품으로 가공할 수 있어서다. 정 대표는 “앞으로도 소비자의 바른 먹거리 권리를 헤아려 최고 품질의 임산물을 서비스하겠다”고 강조했다.
보령=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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