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 가격이 새해 들어 최대 40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현재 시세보다 두 배 이상 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다.
22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정보회사 스위스아시아캐피털의 주르그 키네르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경기침체 우려가 지속되면서 내년 금값이 트로이온스(약 31.1g)당 2500~40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많은 나라가 내년 1분기 약한 경기침체에 직면함에 따라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것”이라면서 “이는 금을 매력적인 투자 수단으로 보이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내년부터 미국 중앙은행(Fed)이 금리 인상폭을 낮출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달러 강세에 따른 금값 하락은 더 이상 이어지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금은 경기침체 국면에서 가격이 오르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달랐다. Fed의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달러 가치가 급등하자 달러와 반대로 움직이는 금 가격은 내리막길을 걸었다. 금은 달러로 거래되기 때문에 달러가 강세이면 금 수요가 줄어들고 가격이 떨어진다. 지난 3월 초 트로이온스당 2063달러를 돌파한 금 선물 가격(내년 2월 인도분)은 최근 13% 가까이 하락한 1800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키네르는 또 “금은 모든 중앙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유일한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세계금위원회(WGC)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세계 중앙은행들이 매입한 금의 양은 400t으로 4년 전보다 두 배가량 증가했다. 이어 그는 “채권, 주식과 달리 금은 2000년대 이후 어느 통화 기준으로든 연평균 8~10% 수익률을 달성했다”며 “투자 포트폴리오에 금을 넣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다만 신중론도 있다. 미국 금융회사 슬레이트스톤웰스의 케니 폴카리 수석 시장 전략가는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금값이 오르겠지만 인플레이션이 금리 인상에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고 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