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뜩이나 추운 날씨에 요즘 일어난 사회·경제적인 문제로 생각이 서로 다른 사람들 사이에 혐오 표현을 일삼는 일이 잦아지고 있어 추위에 쪼그라든 가슴이 더욱 웅크려진다. 화물연대의 파업을 두고도 이해관계가 대립하는 사람들이 서로 비방하고 혐오하는 모습에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이제 막 국정조사를 시작한 이태원 참사와 관련한 혐오 표현도 심각한 수위에 이르고 있다. 자유민주주의 실현의 핵심 가치인 표현의 자유가 확대되는 것은 바람직함에도 불구하고, 자신과 가치관이나 성향이 같지 않다는 이유로 혐오하고 조롱하며 경멸하는 것은 상대방의 인격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표현의 자유로서 보호받기 어렵다.
특히 온라인 혹은 인터넷상의 무차별한 혐오 표현, 악플 등은 시공간의 무제약성, 익명성뿐만 아니라 그 전파성, 확장성, 재생산성 등을 고려할 때 더욱 큰 사회적 파장을 야기한다. 표현 행위가 정치적 풍자와 해학 혹은 단순한 사회적 비판을 넘어 우리 사회가 수용할 수 있는 자유로운 의사 표현의 한계치를 넘어서서는 안 된다. 더군다나 특정 집단에 대한 혐오 표현은 사회공동체 통합에 큰 저해가 된다.
무차별적인 혐오 표현으로 상처와 충격을 받아 자신의 귀중한 생명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고, 때론 혐오 표현에 그치지 않고 실제 혐오 범죄로 이어지는 일도 종종 발생한다. 혐오 표현의 사회적 해악성이 적지 않다는 얘기다. 그렇기 때문에 혐오 표현을 규제하자는 얘기가 나온다. 물론 표현의 자유를 신봉하는 사람들의 반대도 당연히 존재한다.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거친 혐오 표현을 자제하고 서로를 존중하며 공존하는 것이야말로 다양성의 가치를 수용하는 자유민주주의 사회의 진정한 모습이 아닐까.
곧 크리스마스다. 거리에는 구세군의 종소리가 뎅그렁 들려오고, 백화점은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예쁘게 단장을 마치고 우리를 반기며, 크리스마스 캐럴을 들을 때마다 산타클로스 할아버지에 대한 동경과 기대감에 가슴이 두근거린다. 누구에게나 성탄절의 기쁨과 설렘의 기억은 있을 것이다. 동방박사도 아닌 우리가 이 땅에 천하고 낮은 신분으로 내려와 말구유에서 탄생한 분을 이처럼 기뻐하고 감사하며 반기는 이유는 분명하다. 온 누리에 사랑을 전하러 오셨기 때문이다.
성탄의 참된 기쁨은 우리가 서로 사랑하고 또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귀중한 존재임을 다시금 깨닫는 데 있다. 마을마다 거리마다 울려 퍼지는 사랑의 성탄 메시지로 서로를 보듬고 감싸 안으며 소중하게 대해줄 수만 있다면 혐오 표현은 더 이상 설 자리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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