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자본증권을 조기상환하면서 자금 압박에 시달린 흥국생명이 2300억원을 조달하면서 '유동성 보릿고개'에서 벗어날 전망이다.
흥국생명은 태광그룹 계열사인 티시스(2000억원)와 티캐스트(300억원)를 대상으로 총 23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한다고 21일 발표했다. 총 유상증자 규모는 지난 14일 공시한 2800억원에서 500억원가량 줄었다.
흥국생명의 자금조달은 최근 신종자본증권 조기상환과 관련이 깊다. 이 회사는 2017년 발행한 5억달러 규모의 영구채 조기 상환일인 지난달 조기상환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신종자본증권을 조기 상환하는 관례를 깨면서 논란이 일자 재차 조기 상환하기로 입장을 바꾼다. 조기상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흥국생명은 시중은행을 대상으로 단기자금인 환매조건부채권(RP) 4000억원을 발행했다. 하지만 이 RP 자금의 상환자금 마련이 여의치 않으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태광산업을 대상으로 전환우선주 발행을 검토했지만 트러스톤자산운용 등 태광산업 주주들이 반발하면서 발행 계획을 접었다. 대신 비상장사인 티시스와 티캐스트를 대상으로 발행에 나선 것이다.
티시스 최대 주주는 태광산업으로 41.33%를 쥐고 있다. 대한화섬(31.55%)가 2대 주주다.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4.23%)과 이 전 회장의 장남인 이현준(11.3%) 등 이호진 일가가 14.49%를 쥐고 있다. 학교법인인 일주세화학원이 3.4%를 보유 중이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