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를 위한 실질적인 첫 걸음을 뗐다.
김동연 경기지사는 21일 의정부시 경기도청 북부청사에서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민관합동추진위원회 출범식’을 열고 문희상 전 국회의장과 강성종 신한대학교 총장 등 10명을 위원으로 위촉했다.
김 지사는 이날 "도지사 선거유세 때 경기북부특별자치도에 대한 선거공약을 검토할 당시에는 솔직히 반반이었다"고 솔직한 속내를 밝혔다. 그러면서 "하지만 경기북부에 여러 차례 와 사람들을 만나면서 경기북부의 성장잠재력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됐다”며 “많은 분들이 과거 70년 동안 중첩규제로 피해를 본 경기북부에 피해보상 얘기를 하는데 맞는 말"이라고 했다. 그는 "피해보상에 대한 주장이 아니라, 경기북부가 갖고 있는 무한한 성장잠재력을 가지고 북부특별자치도를 만들자는 주장을 하자고 했다”고 덧붙였다.
김 지사는 “경기북부는 인구 360만에 우수한 인적 자원을 가지고 있고 다른 어떤 대한민국 지역이 갖고 있지 못하는 자연과 잘 보존된 환경과 남북대치 상황에서 평화의 상징성도 포함한 곳”이라며 “경기북도가 성장잠재력을 제대로 발휘하게 해준다면 대한민국, 더 나아가서 국제적으로도 성장과 발전의 중심에 있을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기북부를 제대로 발전시켜보고 싶고, 정치적 목적을 넘어 경기북부의 제대로 된 발전을 통해서 대한민국을 한번 발전시켜보고 싶다”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에는 경기도 행정1·2부지사와 수원 광교에 있는 경기도청 핵심간부들이 모두 배석했다.
특별위원으로 위촉된 문희상 전 국회의장은 “국회의원 첫째 공약이 경기북도 신설이었고 똑같은 공약을 계속 해왔다"며 "대통령, 도지사들도 그동안 공약했지만 당선되고 나니 정치적으로 (하지 못했던 걸) 김 지사는 확신에 차서 진행한다는 점에서 존경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북도가) 주민들의 실질적인 삶의 질이 높아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출범을 축하했다.
강성종 공동위원장(신한대 총장)은 “민관합동추진위원회가 대한민국 미래 비전을 이끌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축하했다.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민관합동추진위원회는 지난 12일 도의회를 통과한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추진 및 지원에 관한 조례’에 따라 설치됐다.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를 위한 총괄?조정과 자문활동을 담당한다. 위원회는 △산업발전 △법?재정 △자치행정 △소통?홍보 등 4개분야 전문가로 구성?운영된다. 위촉된 위원들의 임기는 12월 21일부터 2024년 12월 20일까지 2년이다.
위원회에는 민간위원 10명과 당연직(오후석 행정2부지사) 1명 등 총 11명이 참여한다. 위촉된 위원은 △(특별위원) 문희상 전 국회의장 △(공동위원장/민간) 강성종 신한대학교 총장 △김정훈 재정정책연구원장 △금창호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석좌연구위원 △민승규 전 농촌진흥청장 △손경식 전 의정부문화재단 대표이사 △소순창 한국지방자치학회장 △이임성 경기북부지방변호사회장 △최진봉 성공회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 △박해미 뮤지컬 배우다.
위원들은 북부특별자치도 설치를 위한 정책 자문뿐만 아니라 간담회, 토론회 등 다양한 소통 현장에도 참석해 의견을 개진하는 등 형식적인 자문에 머물지 않고 실질적인 자문 기능을 할 예정이다.
경기도는 위원회에서 논의된 주요 과제와 정책제언을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에 반영하기로 했다. 기존 위원 등의 추천을 통해 위원회도 30명 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경기도는 내년도 예산으로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협치?공론화 사업 예산 15억원을 확보했다. 도는 내년에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기본계획 및 비전·발전전략 수립’ 연구용역을 12월까지 1년간 진행할 예정이다.
백경현 구리시장과 주광덕 남양주시장, 김동근 의정부시장, 강수현 양주시장, 백영현 포천시장, 김경일 파주시장, 박형덕 동두천시장, 서태원 가평군수, 김덕현 연천군수 등 경기북부 시장·군수 9명은 지난 15일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를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하기도 했다.
이들은 결의문에서 “국회는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등에 관한 특별법’을 조속히 제정하고 정부와 경기도는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대승적 차원에서 특별자치도 설치에 즉각 나서고 전폭적으로 지원하라”고 촉구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