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서울의 빌딩 매매거래량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으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상업용 부동산 전문기업 부동산플래닛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10월 서울 상업·업무용 빌딩 매매거래량은 80건에 그쳤다. 부동산플래닛은 “2008년 9월 리먼브러더스 파산으로 그해 10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4개월간 88건, 50건, 69건, 61건 등 월 100건 이하의 거래량을 보인 후 최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국토부 실거래가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6년 이후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빌딩 매매거래 건수가 두 자릿수에 그친 것은 금융위기 당시를 제외하고는 이번이 처음이다.
빌딩 매매시장은 해마다 월평균 최소 200~300건 이상 거래되며 주거용 부동산 가격 상승과 함께 동반 호황을 누렸다. 올 상반기만 해도 월평균 247건을 유지했지만 7월 167건, 8월 155건, 9월 117건으로 점차 축소되다가 10월에 80건으로 급감했다. 전년 동월 262건의 3분의 1토막 수준이다.
1년 새 매매거래량이 가장 크게 줄어든 지역은 강남업무지구(GBD)다. 10월 단 15건의 거래만 이뤄졌다. 전년 동월 59건 대비 74.6% 감소하며 서울 3대 업무지구 중 최대 감소폭을 보였다. 이어 종로 중구 등 도심업무지구(CBD)가 71.7% 줄었고 마포 여의도 등 여의도업무지구(YBD)도 68.4% 감소했다.
10월 기준 서울 상업·업무용 빌딩 매매거래 금액은 1조3603억원으로 전년 동월 2조700억원 대비 약 34.3% 감소했다.
반면 빌딩 매매시장 침체에도 오피스 임차 수요는 꾸준히 증가해 공실률이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오피스 빌딩 공실률은 올해 1월 3.62%에서 차츰 하락해 10월 기준 2.31%를 기록했다. 서울 오피스 빌딩 임차료도 3.3㎡당 19만5781원으로 지난달 19만4893원 대비 0.5% 올랐다.
정수민 부동산플래닛 대표는 “글로벌 경기 침체와 더불어 기준금리 인상이 이어지면서 국내 상업·업무용 빌딩 매매거래 시장이 크게 타격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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