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7·미국)가 아들 찰리 우즈(13)와 공동 출전한 미국프로골프(PGA) 챔피언스투어 PNC 챔피언십에서 공동 8위로 대회를 마쳤다. 우승컵을 거머쥐는 데는 실패했지만 아버지와 아들 모두 다리 부상에 시달리면서도 첫날 공동 2위까지 오르며 선전했다.
우즈와 찰리는 19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리츠칼턴GC(파72)에서 열린 PNC 챔피언십 최종 2라운드에서 7언더파 65타를 기록했다. 두 라운드 합계 20언더파 124타를 친 우즈 부자는 전체 20개 팀 가운데 공동 8위에 머물렀다. 대회는 각 팀의 2명이 저마다 샷을 해서 더 좋은 위치에 놓인 공으로 다음 플레이를 이어가는 베스트볼 방식으로 열렸다.
지난해 같은 대회에서 준우승했던 우즈 부자는 2타 차 공동 2위로 최종 라운드에 나서며 역전 우승을 노렸다. 하지만 부상 때문에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순위를 끌어올리진 못했다. 2020년 교통사고로 크게 다친 우즈는 최근 오른발 족저근막염으로 고생하고 있다. 찰리는 대회를 앞두고 왼 발목을 접질려 정상적으로 스윙하지 못했다. 그래서 우즈 부자는 저녁에 욕조에 얼음을 채우고 함께 붓기를 가라앉히기도 했다. 우즈는 “우리는 ‘팀 얼음찜질(Team Ice Bath)’”이라며 “둘 다 코스에서 펭귄처럼 걸었다”며 웃었다.
우즈 부자는 초반에는 서로 ‘굿샷’을 뽐내며 타수를 줄였다. 1번홀(파4)과 3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았다. 5번홀(파5)에서는 이글을 낚았다. 우즈의 샷 덕분에 투온에 성공했고 1m 이글 퍼트를 찰리가 마무리했다. 그러나 7번홀(파4) 보기를 범한 게 치명적이었다. 베스트볼 방식에서는 홀마다 파 이상의 스코어를 내야 우승컵에 다가갈 수 있다. 뒤늦게 10번홀(파4)과 12번홀(파3), 13번홀(파4), 16번홀(파4)에서 버디를 추가했으나 우승 경쟁에서 벗어난 뒤였다. 17번홀(파3)과 18번홀(파5)에선 보기와 버디를 맞바꿨다.
우즈는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되지 못했지만 아들과 한 팀으로 경기한 것에 대해 만족하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아들과 이렇게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면 (회복 속도가 더뎌지는 건) 상관없다”며 “아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게 훨씬 중요하다”고 말했다.
우승은 내년에 환갑인 피지의 비제이 싱(59)과 그의 아들 카스 싱(32) 부자가 차지했다. 둘은 이글 1개와 버디 11개를 쓸어 담았고 이틀 합계 26언더파 118타로 우승했다. 우승상금은 20만달러(약 2억6000만원). 전날에도 59타를 친 싱 부자는 이 대회 처음으로 이틀 연속 60대 미만 타수를 기록했다. 싱은 “아들과 함께 우승한 건 내 골프 인생의 정점”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해 우승팀 존 댈리(56·미국) 부자와 2020년 대회 우승팀 저스틴 토머스(29·미국) 부자는 24언더파 120타 공동 2위를 기록했다. 11살 아들 윌 맥기와 함께 경기한 ‘골프 여제’ 안니카 소렌스탐(52·스웨덴)은 15언더파 129타 공동 17위로 대회를 마쳤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