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의 올해 상반기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증시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던 것이 하나의 원인으로 꼽힌다.
18일 고용노동부가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에 보고한 퇴직연금 관련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퇴직연금 수익률은 -0.3%다.
2017년부터 작년까지 5년간 연평균 수익률은 1.94%다. 연도별로는 2017년 1.88%, 2018년 1.01%, 2019년 2.25%, 2020년 2.58%, 작년 2.00%였으며, 이는 다른 주요 연금의 최근 5년간 연평균 수익률(국민연금 7.63%, 공무원연금 7.20%, 사학연금 8.28%)에 비하면 크게 낮은 수치다.
고용부는 낮아진 수익률에 대해 원리금 보장형 상품 위주로 투자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지난해 총 적립액 295조6000억원 가운데 원리금보장형 투자 비율은 86.4%에 달한다.
다만 원리금 보장형 투자 비율이 높은 덕분에 올해 상반기 국민연금(-8.0%), 공무원연금(-4.5%), 사학연금(-9.41%) 등 다른 연금의 보다는 수익률이 양호했다.
고용부에 따르면 지난해 퇴직연금 적립금은 295조 6000억원이며, 전년 대비 증가율은 15.7%다. 3년 연속 증가율이 15% 넘겨 앞으로도 빠른 속도로 증가할 전망이다. 유형별로는 확정급여형이 171조5000억원(58.0%)으로 가장 많고 확정기여형·IRP특례 77조6000억원(26.2%), 개인형퇴직연금 46조5000억원(15.7%)이다.
한편 지난 7월12일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이 개정되면서 시작된 퇴직연금 사전지정운영제도(디폴트옵션) 시행과 함께 수익률이 제고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고용부 관계자는 "미국, 영국, 호주 등 주요 선진국에서는 가입자의 적절한 선택을 유도해서 노후소득보장을 강화하는 것이 정부의 사회적 책무"라며 "이미 오래전부터 디폴트옵션을 도입해 운영해 왔고 연 평균 6~8%의 안정적 수익률을 내고 있다"고 밝혔다.
퇴직연금 가입 근로자는 약 664만8000명이다. 확정기여형·IRP특례 340만4000명(51.2%), 확정급여형 313만2000명(47.1%), 병행 11만1000명(1.7%)이다. 퇴직연금을 도입한 사업장은 약 39만8000곳이며 도입률은 해마다 27%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