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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 공정 600여개 라이터마다 일련번호…1960년대 프랑스 '상류층의 아이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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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티. 듀퐁은 가스라이터, 만년필, 가죽제품 등 고가 액세서리를 만드는 프랑스 기업이다. 듀퐁 창업은 187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창립자 시몽 티소 듀퐁은 당시 파리에서 판사, 사업가를 위한 여행용 캐리어 등을 만들어 인기를 얻으면서 이름이 널리 알려졌다.

듀퐁은 1941년 사업의 전환점을 맞는다. 석유를 연료로 하는 최초의 휴대용 라이터를 발명하면서다. 1952년에는 석유 라이터를 개량한 가스라이터를 개발해 큰 성공을 거뒀다. 이 가스라이터는 가죽으로 만든 여행 가방을 통해 조금씩 세를 넓혀가던 듀퐁 인지도를 비약적으로 끌어올린 계기가 됐다.


듀퐁의 라이터는 커버를 열 때 특유의 음(클링 사운드)이 나오는 것으로 유명하고, 각 라이터에는 일련번호가 새겨져 있다. 이런 고가의 이미지로 1960년대 프랑스 사교계에서 사회적 지위를 상징적으로 대변하는 시대 아이콘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70여 개 부품과 600개 이상 공정이 소요되는 가스라이터는 아직까지 전부 장인의 수작업으로 제작돼 프랑스 장인정신의 산물로 인식되고 있다.

듀퐁은 가스라이터의 성공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라이터 제작에서 얻은 기술을 바탕으로 1973년에는 고급 필기구 제작에도 뛰어들었다. 1976년에는 여러 번의 옻칠 작업으로 제작한 옻칠 만년필과 수성펜 등을 출시했다. 최근에는 다시 150여 년 전통을 바탕으로 가죽제품 라인업을 강화하기로 결정하고, 내년 리브랜딩을 목표로 다양한 상품들을 선보일 계획이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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