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올리브영이 발굴해 육성하는 H&B(건강&뷰티) 상품 수가 연간 5만개를 넘어섰다. 이들 대부분이 중소기업 브랜드로, 입점 이후 매출이 몇 배씩 뛰어오르는 성공 신화 사례가 줄줄이 나오고 있다. 국내 H&B업계에선 CJ올리브영이 사실상 독보적인 '히트 보증수표'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다.
○중소기업 플랫폼 된 올리브영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CJ올리브영의 올해 판매 상품 수는 5만 4762개로 전년 4만2304개 대비 29% 증가했다. 이는 'CJ올리브영 2022년 어워즈&페스타' 평가대상(2021.7~2022.6)으로 집계한 상품 수 기준이다. 이 같은 수치는 2018년 2만8000여개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CJ올리브영이 매년 개최하는 '어워즈&페스타'는 한해 동안 판매한 전 제품 중 구매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최고의 히트작을 선정하는 행사다.
이 같이 판매 상품 수가 매년 급증하고 있는 것은 CJ올리브영이 H&B분야 선두 플랫폼으로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지표라는 분석이 나온다.
경쟁사였던 GS리테일의 랄라블라는 지난 달을 끝으로 사업을 전부 철수했고, 롯데쇼핑의 롭스는 가두점을 접고 롯데마트 내 '롭스플러스'라는 새브랜드로 전환했다. 신세계 시코르와 루이뷔통모에헤네시 그룹(LVMH)이 운영하는 세계 최대 화장품 편집숍 세포라마저 힘을 못 쓰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전국 매장 약 1290개와 1200만명 회원을 확보한 CJ올리브영의 지배력은 압도적이다. H&B업계 관계자는 "소위 '듣보잡'에서 '히트작'이 되려면 CJ올리브영을 통과하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인지도 낮은 중소기업들에겐 절대적 플랫폼으로 자리잡았다"고 설명했다. 올해 올리브영 '어워즈&페스타'를 수상한 128개 상품 중 국내 중소기업 브랜드 비중은 82%에 달한다.
○입점 후 대박 사례 잇따라
올리브영은 상품기획자(MD)가 트랜드를 선도할만한 상품을 '떡잎' 단계부터 발굴해 육성하는 시스템이다.
대표적인 브랜드가 올해 어워즈에서 립 메이크업 1위에 오른 '롬앤'이다. 롬앤은 배우 채시라씨의 남편 김태욱 씨가 대표인 코스닥 상장사 아이패밀리SC가 만든 브랜드다. 올리브영이 육성한 브랜드 중 하나인 롬앤은 올 들어 11월까지 올리브영 내 매출이 전년비 108% 증가했다.
지난해 9월 입점한 색조화장품 브랜드 ‘어뮤즈’의 경우 올 9~11월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8배나 폭증했다.
CJ올리브영에서 부활의 기회를 잡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로드숍 1세대 브랜드인 스킨푸드는 경영난에 시달리다 2018년 법정관리를 신청했지만 올 상반기 9년만에 흑자전환했다. 자체 로드숍에 의존하지 않고 2020년 말 올리브영에 입점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스킨푸드는 올해 어워즈 패드부문에서 '캐롯워터패드'로 1위를 차지했다.
CJ올리브영 관계자는 "실력 있는 브랜드를 끊임없이 발굴하고, 이들 브랜드가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육성하는 것이 목표"라며 “협력사의 성장이 곧 올리브영의 성장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2022 어워즈&페스타'는 이날부터 18일까지 5일간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진행된다. 지난 달 25일부터 시작된 입장권 판매는 2만7000원짜리 유료 티켓임에도 불구하고 오픈 1분 30초 만에 매진됐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