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 새 성격유형검사(MBTI)가 급속도로 유행하고 있다. 어딜 가든 ‘MBTI가 뭐냐’는 질문을 자주 받게 된다. 심지어 MBTI를 기준으로 연애할 상대를 고르기도 한다.
MBTI 유형이 INTJ에 해당하는 소설 속 주인공 경민은 은주와의 소개팅 자리에서 ‘INTJ만 아니면 좋다’는 말을 듣고 자신의 MBTI를 거짓으로 댄다. MBTI는 개인의 특성을 4가지 측면에서 분석한다. 외향형(E)과 내향형(I), 감각형(S)과 직관형(N), 사고형(T)과 감정형(F), 판단형(J)과 인식형(P)으로 각각 나눠 모두 16개 조합으로 사람의 성격을 분류한다. 예를 들어 ‘INTJ’인 사람은 내성적이면서 육감을 중시하고 분석적이면서 계획적인 사람이다. ‘용의주도한 전략가’ 또는 과학자형으로 통한다.
경민은 출생의 비밀도 아니고, 직업이나 나이도 아닌 MBTI를 속였을 뿐이지만 이 거짓말로 인해 은주와 관계가 위태롭게 삐그덕거린다. 소설가 정대건은 단편소설 ‘디나이얼 인티제’에서 연인 간 오해와 진실을 MBTI 유행과 함께 흥미롭게 풀어낸다.
13일 출판계에 따르면 읻다 출판사는 ‘디나이얼 인티제’를 비롯해 MBTI를 소재로 한 소설을 묶은 책 <혹시 MBTI가 어떻게 되세요?>를 오는 21일께 출간한다. 출판사는 이 책을 ‘우주 최초 MBTI 소설집’으로 홍보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신춘문예 출신 소설가 정대건, 민음사 한국문학팀 편집자이기도 한 소설가 김화진, 황산벌청년문학상을 받은 소설가 이서수 등이 16가지 유형 중 하나씩을 택해 단편소설을 썼다. 총 세 권으로, 1권 먼저 선보인 뒤 2·3권은 내년 봄 출간할 예정이다. 1권이 묘사하는 성격 유형은 INTJ, INTP(아이디어 뱅크형), ENTP(발명가형) 등이다.
책을 기획한 최은지 편집자는 “MBTI가 워낙 화두라 아이디어를 냈는데 유행에만 편승하는 책이 될 수도 있어 고민이 됐다”면서도 “개개인의 성격과 심리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는 소설이 있다면 색다른 울림을 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