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의 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이 작년보다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의무공시대상이 자산총액 2조원 이상 기업에서 1조원 이상 기업으로 확대된 영향이다. 배당정책 공개, 집중투표제 채택, 투명한 최고경영자 승계 정책 마련 등 지표의 준수율은 기존·신규 의무공시기업 가릴 것 없이 모두 미흡했다.
13일 한국거래소가 자산 총액 1조원 이상인 유가증권시장 345개 상장사의 올해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은 60.7%를 기록했다. 작년(63.5%)보다 감소한 수치다. 지배구조 핵심지표는 주주 정책 관련 4개, 이사회 관련 지표 6개, 감사기구 관련 지표 5개로 구성돼있다.
올해 지배구조보고서 의무공시 대상에 자산총액 1조원 이상 2조원 미만 기업들이 신규 편입되면서 준수율이 낮아졌다는 설명이다. 기존 의무공시기업(자산 2조원 이상)의 준수율은 66.7%로 전년보다 증가했다. 하지만 1조원 이상 2조원 미만 기업들의 준수율은 49.6%에 그쳤다.
핵심지표 중 6개 지표의 경우 기존·신규 의무공시기업의 준수율이 모두 60%에 못 미쳤다. 집중투표제 준수율이 3.7%로 가장 낮았다. 자산 1조원 이상 2조원 미만 기업 중 집중투표제를 채택한 비율은 0.9%에 불과했다. 2조원 이상 기업의 준수율도 5.2%에 머물렀다. 투명한 최고경영자 승계 정책 지표의 준수율도 평균 34.5%였다. 자산 1조원 이상 2조원 미만 기업의 해당 지표 준수율은 17%, 2조원 이상 기업은 44%였다.
주주총회 4주 전 소집공고(26.8%), 배당정책 및 실시계획 연 1회 주주 통지(46.5%),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 분리(22.1%), 독립적인 내부감사부서 설치(52.2%) 등 지표의 준수율도 60% 미만으로 타 지표에 비해 낮았다.
보고서 기재 충실도(75.9%)도 전년(78.8%) 보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외국인 투자자나 소액주주 비율이 높은 기업은 지배구조 공시 투명성이 상대적으로 양호했다.
한국거래소 관게자는 “지배구조 이슈와 관련한 새로운 요구를 살피고 지배구조보고서 가이드라인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했다.
최세영 기자 seyeong202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