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지금부터다. 화물연대가 백기를 들었지만, 불법 행위와 함께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 책임 소재를 밝히고 4조1000억원대에 달하는 피해의 민형사상 책임도 끝까지 물어야 한다. 지난 9월 하이트진로와 화물연대 간 손해배상·가압류 철회 합의 때처럼 잘못된 선례를 남겨선 안 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일은 재발 방지책 마련이다. 잊을 만하면 되풀이되는 민노총·화물연대의 ‘상습 파업’을 막으려면 법과 원칙에 입각한 노사정 관계 확립은 기본이고, 불법파업이 발을 못 붙이도록 노동개혁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화물연대의 파업은 노동개혁이 왜 절박한 과제인지 극명하게 보여줬다. 정부는 이번 기회에 변죽만 울린다는 지적을 받아온 노동개혁의 궤도를 전면 수정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그동안 민감한 핵심 이슈보다는 주 52시간제 보완, 직무·성과급제 확산 등 생색나고 비교적 해결이 쉬운 문제에 집중해온 게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 최우선 순위를 둬야 할 노동개혁은 노조의 무법·떼법을 막을 수 있는 제도 개선이다.
한국은 미국 등 선진국보다 광범위하게 노조의 쟁의권한을 보장하지만, 사용자의 방어 수단은 부족하다. 쟁의 때 노조의 직장 점거를 부분적으로 허용한 반면 사용자의 대체근로는 금지한 게 대표적이다. 노조가 정당한 이유 없이 교섭을 거부하거나 특정 노조 가입 강요, 운영비 지원 요구 등 불합리한 행위를 해도 제재할 수 없다. 불법 점거와 봉쇄, 물류 및 업무 방해, 고공 농성, 폭행·재물손괴 등 노조의 시대착오적 극렬 투쟁을 언제까지 지켜봐야 하나. 이런 구태를 뿌리 뽑으려면 노동개혁의 방향과 우선순위부터 다시 잡아야 한다. 거야(巨野)가 추진하는 ‘파업조장법(일명 노란봉투법)’ 같은 악법은 무슨 일이 있어도 막아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