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 절반가량이 내년도 투자 계획을 마련하지 못했다. 자금시장 경색, 고환율 등 경영환경이 악화해서다.
5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지난달 17~25일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2023년 국내 투자계획에 대해 질의응답을 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 기업(100개사) 48%가 내년도 투자 계획이 없거나(10%) 아직 계획을 세우지 못한(38%)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 규모를 늘리기 어려운 이유로는 금융시장 경색 및 자금조달 애로(28.6%)가 가장 많았다. 이어 원·달러 환율 상승(18.6%), 내수시장 위축(17.6%) 등이었다.
투자 계획을 수립한 52%의 내년도 투자 규모는 올해와 비슷한 수준이라는 응답이 67.3%로 가장 많았다. 다만 투자 축소(19.2%)가 확대(13.5%)를 웃돌아 내년 투자 실적이 전반적으로 부진할 전망이다.
투자 규모를 확대하겠다고 답한 기업들은 미래 비전 확보(52.4%), 업계 내 경쟁 심화(19%), 불황기 적극적 투자로 경쟁력 강화 도모(14.3%) 등을 이유로 제시했다.
투자가 활성화할 시점에 대해서는 2023년 하반기 29%, 2024년 상반기 24%, 2024년 하반기 11%로 64%가 내년 하반기 이후 투자가 활성화될 것으로 봤다.
내년도 투자를 저해하는 양대 리스크로는 글로벌 경기 둔화(29.1%)와 환율 상승세 지속(21.3%)이 꼽혔다. 고물가(15.3%), 글로벌 긴축 및 금리 상승 지속(15.3%), 과도한 민간 부채 및 금융시장 부실화(9.7%) 등도 투자를 방해하는 요인으로 꼽혔다.
기업들은 국내 투자 활성화를 위해 기준금리 인상 속도 조절(24.6%), 자금조달 시장 활성화(22%), 기업 규제 완화(14.7%), 법인세 감세 및 세제지원 강화(13.7%) 등을 원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