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시 분당, 안양시 평촌 등 수도권 1기 신도시 노후 아파트 단지들의 리모델링이 활기를 띠고 있다. 1기 신도시 재정비 계획(마스터플랜) 시행이 예상보다 늦춰질 것으로 예상되자 재건축보다 사업 속도가 빠른 리모델링으로 선회하는 단지도 늘고 있다.
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안양시 동안구 호계동 목련2단지 리모델링 주택조합은 최근 안양시로부터 리모델링 8부 능선으로 꼽히는 행위 허가를 받았다. 평촌신도시에서 리모델링 사업계획을 승인받은 것은 처음이다. 1기 신도시 중에선 분당신도시 5개 단지에 이어 여섯 번째다. 목련2단지 조합은 수평·수직 증축 방식의 리모델링을 통해 가구 수를 현재 994가구에서 1023가구로 늘릴 계획이다. 2024년 착공해 2027년 상반기 입주한다는 목표다.
평촌신도시에선 목련2단지 외에 7개 단지가 리모델링을 추진 중이다. 평촌동 초원마을세경과 초원한양, 향촌롯데, 관양동 한가람신라 등이 조합 설립 인가를 받고 본격적인 사업 절차에 들어갔다. 동안구 A조합 관계자는 “정부가 2024년까지 1기 신도시 재정비 마스터플랜을 짜고 재건축 선도 지구(시범 단지)도 지정하겠다고 밝혔지만, 부동산 시장 상황에 따라 유야무야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본다”며 “평촌신도시 단지들은 다른 1기 신도시보다 용적률이 높아 리모델링을 하는 게 유리한 측면도 있다”고 했다.
현재 평촌신도시의 평균 용적률은 204%로 분당(184%), 일산(169%)보다 높다.
분당신도시에선 구미동 무지개4단지주공의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르다. 이 단지는 이달 26일 이주에 들어갈 예정이다. 무지개4단지주공 조합 관계자는 “계획대로면 내년 하반기에는 착공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수평·별동 증축 방식의 리모델링이 완료되면 가구 수는 현재 563가구에서 747가구로 늘어난다. 무지개4단지주공에 이어 정자동 느티마을공무원3단지도 내년 하반기 이주가 시작된다. 한국리모델링협회 관계자는 “리모델링은 재건축과 비교해 사업성은 떨어지지만 사업 기간을 대폭 단축할 수 있고 규제도 덜 받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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