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2010 남아공 월드컵 이후 12년 만에 월드컵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는 쾌거를 이룬 가운데, 경기 종료 후 태극기를 밟아 일부 네티즌들로부터 비난을 받은 국가대표 송민규(전북)이 결국 고개를 숙였다.
3일 오전(한국시간)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최종 3차전에서 포르투갈을 2대 1로 꺾고 조 2위로 16강에 진출했다. 경기 시작 5분 만에 포르투갈에 선제골을 허용했던 한국은 전반 25분 김영권의 동점골로 역전의 발판을 마련한 뒤, 후반 46분 교체 투입된 황희찬의 '극장골'로 역전에 성공했다.
세리머니를 펼치는 등 경기 후 기쁨을 만끽하던 선수들은 단체 기념 촬영을 했다. 이때 송민규는 자리를 옮기던 중 그라운드에 깔린 태극기를 밟고 지나갔다. 이를 두고 일부 축구 팬들이 지적을 제기했다.
한 네티즌은 "태극기의 의미에 대해 인지하지도 못하는 사람이 국대(국가대표)라니, 방송 보면서 너무 놀라고 화가 났다"며 "전 세계 사람들이 다 보는 앞에서 창피한 줄 알아라"고 했다. 이 밖에도 네티즌들은 "국대라는 사람이 태극기나 밟고 다니고 정말 창피하다", "상식이 없다" 등의 부정적인 댓글을 달았다.
반면 "사람이 흥분하고 너무 좋아서 실수할 수도 있지, 기쁜 일을 해낸 사람한테 실수 하나 했다고 물고 뜯는 게 정상이냐"며 "기쁜 날인데, 이제 그만 욕하자"는 반응도 나왔다.
송민규는 논란이 거세지자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경기 종료 후 너무 기쁜 나머지 태극기를 밟았다는 것조차 인지하지 못했다"며 "어떤 상황에서도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각별히 주의하겠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송민규의 사과에도 일부 네티즌들은 그가 게시 후 24시간 뒤 사라지는 '스토리'에 사과문을 올렸다는 점을 두고 사과 진정성에 의구심을 드러내고 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