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과일이 수출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세계적 불경기와 중국의 코로나19 봉쇄에도 배, 유자 등 인기 품목을 중심으로 수출이 늘고 있다.
대표 과일은 배다. 올 들어 11월까지 6060만달러어치가 수출돼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했다. 물량 기준으론 2만8000t(17.7%) 늘었다. 원·달러 환율만 안정됐어도 수출액이 더 커질 수 있었다. 유자(차 포함) 수출은 4890만달러로 5.3% 증가했다. 사과와 단감 수출액은 각각 85.3%, 55.7% 늘어난 610만달러와 510만달러를 기록했다. 배와 유자에 비해 아직 수출액은 적지만 수출이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올 들어 11월까지 과실류 수출액은 3억3390만달러다. 12월 수출까지 더해지면 사상 최대였던 지난해(4억910만달러)에는 못 미쳐도 코로나19 대유행 전인 2019년 수출액(3억5150만달러)을 넘어설 전망이다. 주요 수출처인 중국의 봉쇄와 경기 둔화를 감안하면 ‘선방’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이 독자 개발한 ‘K과일’이 수출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 개발된 국산 과일 신품종은 298종에 달한다. 5대 과일(복숭아·사과·배·포도·감귤)의 국산 품종 재배율은 2000년만 해도 제로(0)에 가까웠지만 작년엔 15.8%까지 높아졌다.
2일 대구에서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과수농협연합회 주최로 열린 ‘2022 대한민국과일산업대전’에서도 국산 과일이 주목받았다. 2009년 수출용으로 개발된 배 ‘신화’가 배 부문에서, 농촌진흥청이 2014년 개발한 참다래 ‘스위트골드’가 참다래 부문에서 각각 최우수상을 받았다. 신화는 실온에서 30일간 둬도 달고 과즙이 풍부해 인기다. 스위트골드는 일반 참다래에 비해 과육이 연해 일본과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수출이 늘고 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