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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라노 레즈네바 "바로크 음악, 가슴 울리는 매력 지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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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유럽에 비해서 바로크 음악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도나 관심이 낮은 편이라고 알고 있어요.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장르일 수 있지만 본능적으로 가슴을 울리는 선율을 가지고 있는 음악인 만큼 마음의 문만 연다면 어느 순간 깊숙이 빠지게 될 겁니다.“

러시아 소프라노 율리야 레즈네바(33·사진)는 2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무대에서 나의 음악을 전하는 순간은 값으로 매길 수 없을 만큼 소중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레즈네바는 3~4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한화클래식 2022’에서 베니스 바로크 오케스트라와 함께 무대에 오른다.

그는 “고향이 사할린이기에 한국에 남다른 애정을 갖게 됐다”고 했다. “7세까지 사할린에서 시간을 보냈어요. 어린 시절 동네에 한국 친구들이 많아서 김치 등 한국식 반찬들을 집에서 자주 먹었어요. 좋은 기억이 있는 만큼 한국에 방문할 때마다 행복합니다.”

레즈네바는 엘레나 오브라초바 국제콩쿠르에서 1위, 미리암 헬린 콩쿠르에서 최연소 우승을 차지하며 세계 클래식 음악계에 이름을 알렸다. 그의 실력은 특히 바로크 음악에서 빛을 발한다. 2010년부터 바로크 음악의 거장 마르크 민코프스키와 고악기 앙상블 ‘일 자르디노 아르모니코’의 수장 조반니 안토니니 등에게 호평을 얻으며 세계 무대를 누비고 있다. 순수한 음색으로 고난도 기교를 완벽히 소화해내 현재 바로크 음악을 표현하는 최고의 성악가 중 한 명으로 평가 받고 있다.

그는 “어릴 적 우연히 접한 음반에 바흐의 곡이 있었는데 그때부터 음악이 지닌 아름다움에 깊이 빠졌다”며 “바흐의 존재 자체가 나를 바로크 음악 스페셜리스트로 성장하게 한 계기”라고 말했다.

그는 “바로크 음악이 재즈 음악과 비슷한 점이 많다”고 했다. “바로크 음악 작곡가들은 연주자에게 꾸밈음을 붙이도록 한다든지 즉흥으로 선율에 변화를 주도록 했습니다. 연주자에게 많은 부분의 자유를 허용한 거죠. 똑같은 곡으로 여러 번 무대에 올라도 매번 느껴지는 감동이 다른 것도 매력적입니다. 각 나라의 오케스트라 성향이 다를 뿐만 아니라 곡에 대한 개인적인 해석을 담아내는 일도 매번 달라지는데 무대마다 새로운 작업에 나서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이번 공연에서 협연하는 베니스 바로크 오케스트라는 이탈리아 바로크 연주를 대표하는 악단 중 하나다. 2015년 바이올리니스트 줄리아노 카르미뇰라와 함께 내한한 바 있다. 이번 공연은 비발디 오페라 ‘주스티노’ 중 서곡으로 막을 올린다. 이어 레즈네바는 포르포라 오페라 ‘시팍스’ 중 ‘파도에 휩싸인 배처럼’, 헨델 오페라 ‘알렉산드로스’ 중 ‘사랑스러운 고독이여’ 등 바로크 오페라 주요 아리아를 부른다.

레즈네바는 ”베니스 바로크 오케스트라는 그동안 세 번 함께 호흡을 맞췄는데 공연할 때마다 마치 평생을 알고 지낸 것처럼 편하다”며 ”이번 공연에서도 좋은 연주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현 기자 ksoo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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