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월 및 내년에 공개될 월트디즈니 컴퍼니(TWDC, 이하 디즈니)의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가 대거 베일을 벗었다.
디즈니는 30일(현지시간) 오전부터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APAC) 콘텐츠 쇼케이스를 개최했다. 현장에는 한국을 비롯해 일본, 인도네시아, 호주, 뉴질랜드, 동남아시아, 홍콩, 대만에서 400여명의 취재진이 참석했다.
월트디즈니 컴퍼니는 아태지역에서 한국을 비롯해 중국, 홍콩, 대만, 일본, 동남아시아, 호주, 뉴질랜드 전역에서 사업을 전개 중이다. 아태지역은 전 세계 영화 시장 상위 10개 국가 중 3개, 상위 10개 글로벌 디지털 시장 중 4개를 포함, 잠재력이 큰 시장으로 꼽힌다.
한국에서는 'BTS :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 - LA', '인더숲 : 우정여행', '설강화', '사운드트랙 #1', '빅마우스', '더 존 : 버텨야 산다', '핑크 라이', '너와 나의 경찰수업', '형사록', '블랙핑크 더 무비' 등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선보였다. 현재 '카지노', '커넥트' 공개를 앞두고 있다.
루크 강 아태지역 총괄사장은 디즈니+에 서비스 되고 있는 현지 제작 아시아 콘텐츠의 스트리밍 시간이 1년 전보다 8배 증가했으며, '빅마우스'·'사운드트랙 #1'·'인더숲: 우정여행' 등이 공개 첫 주 APAC에서 가장 많이 시청한 콘텐츠 Top 3에 이름을 올렸다고 강조했다.
특히 지난해 10월부터 아태지역 스토리를 발굴해 현지 제작 콘텐츠를 공격적으로 선보이고 있는 것을 언급하며 "디즈니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소비자들은 아직도 APAC에서 더 많은 스토리를 원한다. APAC 라인업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그 여정은 이제 시작"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제시카 캠-앤글(Jessica Kam-Engle) 아태지역 콘텐츠 및 개발 총괄은 "아태지역은 디즈의 장기적인 성공에 있어 핵심"이라며 "2023년까지 50편 이상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다. 계획대로 잘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1차 APAC 콘텐츠 쇼케이스 이후 많은 감독, 제작자들이 함께하고 싶다고 하더라. 더 많은 것을 선보일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나라 별 특장점을 내세운 콘텐츠로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한국의 K-드라마 및 K-팝, 일본 애니메이션, 인도네시아 로맨틱 코미디 및 호러 장르 등이다.
한국 콘텐츠와 관련해서는 "'커넥트', '카지노' 등 A급 스타들과 최고의 제작진과 함께하는 시리즈물에 계속 집중할 예정이다. 프랜차이즈나 후속 가능성이 있는 시리즈는 시즌2를 선보이고, K팝 관련 프로그램도 더 많이 론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현장에서는 다양한 한국 콘텐츠가 소개됐다. 일부 작품의 감독과 배우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내기도 했다.
강풀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무빙'은 과거 비밀 요원이었던 부모들과 그들로부터 물려받은 초능력을 숨긴 채 현재를 살아가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류승룡, 한효주, 조인성이 출연한다.
'사운드 트랙'과 '더 존: 버텨야 산다'의 시즌2 제작 소식도 공식화했다. '더 존'의 유재석, 이광수, 권유리는 영상을 통해 "'더 존'을 아껴주신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덕분에 큰 힘을 받았다. 뜨거운 성원에 힘입어 '더 존2'로 찾아온다"며 "전편과는 차별화된, 색다른 재미로 찾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한층 커진 스케일과 빅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형사록'도 시즌2로 돌아온다. 이성민, 경수진, 이학주, 그리고 한동화 감독이 뭉친 '형사록2'는서는 예측불허한 스토리와 몰입감 넘치는 서스펜스, 극한의 스릴과 추격을 선보일 예정이다.
드라마 '하이에나'로 호평을 받았던 김루리 작가가 집필한 '레이스'도 내년 초 공개된다. 이연희, 문소리, 홍종현, 정윤호가 주연을 맡았으며, 평범한 직원이 특별 채용으로 일류 홍보 회사에 취직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잠재력을 발휘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1990년대 한국을 배경으로 마약 거래 트라이앵글의 국제 범죄 조직을 일망타진하기 위해 경찰이 새로운 범죄 조직을 잠입 수사하는 과정을 그린 범죄 액션 드라마 '최악의 악'도 제작 중이다. 지창욱, 위하준, 임세미가 주연을 맡았다.
드라마 '사랑이라 말해요'는 이 자리에서 최초로 발표됐다. 이광영 감독이 연출을 맡고 배우 김영광, 이성경이 출연하는 '사랑이라 말해요'는 아버지의 불륜을 알게 된 후 인생의 내리막길을 걷게 된 주인공 우주가 내연녀에 의해 집에서 쫓겨나고, 복수를 계획하는 동안 자신의 인생을 망친 그녀의 아들과 사랑에 빠지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 감독은 "사람을 죽이는 등의 큰 사건은 없다. 굉장히 어려움이나 큰 사건이 펼쳐지진 않지만 가짜도 없다. 진짜 같은 사랑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 점을 지켜봐달라. 작고 소소한 이야기지만 가슴을 울리는 이야기로 봐달라"고 말했다.
이성경은 "느껴지는 감정을 힘주거나 빼려고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표현하려고 했다. 감정 하나하나가 리얼하게 꾸며진 게 아닌, 있는 그대로 전달됐으면 한다"고 했고, 김영광은 "여러분들에게 작은 선물 같은, 위로가 될 만한 드라마라 생각한다.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카지노'의 강윤성 감독과 배우 이동휘, 허성태도 무대에 올랐다. '카지노'는 최민식의 25년만 드라마 복귀작으로 주목받고 있다. 강 감독은 "원래 최민식 선배님과는 이전에 영화를 한 편 준비했는데 여러가지 이유로 잠깐 중단된 상태였다. 그때 '카지노' 대본을 보여드렸다. 선배님이 매력적이라면서 바로 출연을 결정했다"고 비하인드를 전했다.
이동휘는 "첫 시리즈 연출을 맡은 감독님의 새로운 스타일도 기대를 해주시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필리핀을 배경으로 촬영하며 겪은 에피소드도 공개했다. 이동휘는 "현지 분들이 많은 도움을 줬다. 그 중 한 현지 스태프분이 팔찌를 만들어줬는데, 그걸 주구장창 차고 다녔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지난달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최초 상영된 '커넥트' 팀도 참석했다. '커넥트'는 일본의 전설적인 감독 미이케 타카시(Miike Takashi)의 작품으로 정해인, 고경표, 김혜준이 주연을 맡았다. 미이케 타카시 감독은 "디즈니에서 패밀리 시리즈 찍을 수 있어서 좋았다. 가족이 다같이 즐길 수 있는 시리즈"라면서 "쫓고 쫓기는 액션만 있는게 아니라 인간 드라마도 있다. 그런 이면성(양면성)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정해인은 미이케 타카시와 호흡하게 된 소감을 묻자 "처음엔 얼떨떨하기도 하고, 또 '커넥트'가 아니면 언제 감독님과 작품을 해볼까 싶어 무조건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시작하기 전에 걱정한 게 언어의 장벽이 있지 않을까 싶은 거였는데, 감독님과 대본을 놓고 하나씩 찍어 나가면서 언어는 중요하지 않다고 느꼈다. 신기했다"고 답했다.
김혜준 역시 "대본이라는 매개체로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간다는 '같은 목표'로 작업한다는 게 재밌었다. 언어의 장벽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걸 느낀 특별한 경험이었다"고 했다. 고경표는 "10여년 전 학생 시절에 영화를 배울 때 미이케 타카시 감독님 작품을 즐겨보고 존경했는데, 이렇게 배우가 돼 같이 작품하게 돼 꿈만 같았다. 현장에서 내내 즐거웠다"고 소감을 전했다.
디즈니는 K-드라마 못지 않게 K-팝의 인기에도 집중하고 있다. 디즈니 측은 "한국 콘텐츠에서는 K팝을 빼놓을 수 없다"며 슈퍼주니어, NCT 127, 그룹 방탄소년단과 멤버 제이홉의 다큐멘터리를 새롭게 선보인다고 밝혔다.
'슈퍼주니어: 더 라스트 맨 스탠딩'은
2005년 11월 6일 데뷔해 글로벌 무대를 바탕으로 성장한 슈퍼주니어의 이야기를 다룬다. 멤버들에 대한 특별한 비하인드 영상과 함께 오늘날 케이팝 업계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제시할 예정이다.
'NCT127 로스트 보이즈(가제)'는 그룹 NCT 127의 2022·2023년 북미, 한국, 일본, 동남아시아에 걸쳐 진행된 월드 투어를 집중 조명하는 다큐멘터리로 마크, 쟈니, 유타의 모습과 함께 그룹의 성장 및 성공기를 그린다.
'제이홉 솔로 다큐멘터리(가제)'는 제이홉이 최근 발표한 솔로 앨범 준비 과정을 다룬 다큐멘터리 시리즈로 미공개 인터뷰, 작업 비하인드, 2022년 롤라팔루자 공연, 솔로 앨범 리스닝 파티 등 특별한 영상들을 담는다.
끝으로 방탄소년단의 음악 다큐멘터리 오리지널 시리즈 'BTS 모뉴먼트: 비욘드 더 스타(MONUMENTS: BEYOND THE STAR)' 디즈니+에서 독점 공개된다. 지난 9년 동안 방탄소년단이 선사한 방대한 음악과 영상을 접할 수 있으며, 2막을 준비하는 멤버들의 일상, 생각 그리고 계획을 담아낼 예정이다.
이날 방탄소년단은 영상을 통해 'BTS 모뉴먼트 : 비욘드 더 스타'에 대한 기대를 당부했다. 진은 "특별한 초대를 하려고 한다"고 운을 뗐고, 이어 슈가는 "데뷔부터 지금까지 우리의 성장과 음악 이야기를 담은 새로운 다큐 시리즈 '비욘드 더 스타'가 여러분을 찾아간다"고 말했다.
RM은 "피, 땀, 눈물이 담긴 시간으로 초대한다"고 외쳤고, 뷔는 "그간 꺼낸 적 없는 진솔한 이야기 담긴다"고 귀띔했다. 정국은 "우리의 새로운 모습도 즐겁게 봐달라"고 당부했다.
싱가포르=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