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실손의료보험료 인상률 결정이 임박한 가운데 손해보험사 주가가 상승하고 있다. 실손보험은 3000만명 넘게 가입한 '국민 보험'이지만 손보사들에겐 '만성 적자' 사업이다.
30일 신한투자증권은 "보험사들은 10% 안팎의 실손보험료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데 합리적인 수준의 안(案)"이라며 통과 가능성을 높게 봤다. 실손보험 가격 책정은 표면적으론 업계 자율에 맡겨졌지만 실제론 금융당국과 협의를 거친다. 구체적인 인상률은 12월 중 확정될 전망이다.
신한투자증권은 이번에 '3세대 실손'의 첫 보험료 인상이 이뤄지는 점에 주목했다. 실손보험은 가입 시점에 따라 2009년 9월까지 팔린 1세대, 2017년 3월까지 판매된 2세대, 2021년 6월까지 팔린 3세대, 현재 판매 중인 4세대 상품으로 나뉜다. 전체 계약의 약 17%를 차지하는 3세대 실손은 출시 5년 만에 요율 조정을 앞두고 있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1·2세대 실손은 그동안 지속적으로 보험료를 올려 손해율(보험료 수입 대비 보험금 지출의 비율) 상승 폭이 제한적인 반면 3세대 실손은 요율 인상이 억제돼 손해율 상승세가 가팔랐다"고 했다. 지난해 3세대 실손의 손해율은 1년 전보다 16.8%포인트 급등한 107.5%를 기록했다. 1세대(127.6%) 손해율이 0.9%포인트, 2세대(109.4%)는 0.4%포인트 하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임 연구원은 "최악의 경우 인상률이 기대치를 밑돈다 해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등의 효과를 감안하면 보험주에 부정적으로 접근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최선호 종목으로는 현대해상, DB손해보험, 한화손해보험을 꼽았다. 이날 2시 45분 기준 현대해상은 1.34%, DB손해보험은 1.14%, 한화손해보험은 1.08% 상승 중이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