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형 상장지수펀드(ETF)에 뭉칫돈이 유입되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정점에 다다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다. 상품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 주식과 국채에 동시에 투자하는 ETF, 채권과 펀드의 만기를 맞춘 ETF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올해 1조7468억 순유입
29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이후 국내 채권형 ETF에 1조7468억원이 순유입됐다. 설정액은 10조5234억원으로 늘어나며 10조원을 돌파했다.채권형 펀드에 투자금이 들어오는 이유는 내년부터 금리 상승세가 안정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다. 미국 기준금리는 지난 1월 0.25%에서 이달 4%까지 올랐다. 증권업계는 미국 기준금리가 5% 안팎에서 정점을 찍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채권 가격과 금리는 반대로 움직인다. 금리가 떨어지면 채권 가격이 오른다. 금리가 높을 때 채권을 사둔 투자자들은 금리가 하락할 때 시세 차익을 챙길 수 있다.
장기채 ETF는 금리 하락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대표적 상품이다. 그동안 금리 급등에 따라 큰 폭의 조정을 거쳤기 때문이다. 채권은 만기가 길수록 가격 변동폭이 더 크다.
최근 한 달 개인들은 국고채 30년물에 투자하는 KBSTAR KIS국고채30년Enhanced ETF를 132억원어치 순매수했다. KODEX 국고채30년액티브, KOSEF 국고채 10년 등도 인기 상품으로 꼽힌다.
◆테슬라 주식과 동시 투자
개별 주식과 국고채를 동시에 투자하는 혼합형 상품도 각광을 받고 있다. TIGER 테슬라채권혼합Fn, KODEX 삼성전자 채권혼합Wise, SOL 미국TOP5 채권혼합40 Solactive가 대표적이다. 혼합형 ETF의 장점은 주식의 시세차익과 국채의 이자 수익을 동시에 노릴 수 있다는 것이다. TIGER 테슬라채권혼합Fn는 펀드 자산의 29.5%는 테슬라 주식, 나머지 70.5%는 대한민국 국채에 투자한다.
KODEX 삼성전자 채권혼합Wise는 삼성전자와 국채에 3 대 7 비중으로 투자한다. SOL 미국TOP5 채권혼합40 Solactive는 미국 시가총액 상위 종목인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구글), 아마존, 테슬라에 펀드 자산의 40%를 투자한다.
만기매칭형 ETF는 투자 리스크가 가장 적은 상품이다. 펀드 만기를 2년 이내로 잡고 편입 채권의 만기를 동일하게 맞춰 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 손실 리스크를 없앴기 때문이다. 만기 때 상환 원금을 받는 전략을 활용하기 때문에 금리가 올라도 손실이 나지 않는다.
주요 만기매칭형 ETF에는 KODEX 23-12 국고채액티브, TIGER 24-10 회사채(A+이상)액티브 ETF, KBSTAR 23-11 회사채(AA-이상)액티브 등이 있다. 펀드명에 있는 숫자는 펀드 만기 시점이다. 예컨대 KODEX 23-12국고채액티브는 내년 12월이 만기다.
기대 수익률은 연평균 4~5% 수준이다. 상장 초기에 투자해 만기까지 보유하면 약속한 원금과 이자가 보장된다. 채권 가격이 오르면 중도에 팔아 시세 차익도 챙길 수 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