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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빠지게 기다린 신차, 받자마자 중고차 될 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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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는 출고가 됐다고 하는데…'로드 탁송'(개별 도로 운송) 받을 거냐고 물어보네요."

최근 그랜저 자동차 동호회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러한 글이 게재됐다. 화물연대 파업으로 인해 차량 운송을 하는 카 캐리어(탁송차) 운송이 전면 중단돼 출고된 차를 어떻게 받을 것인지 의향을 물어봤다는 것이다. 그는 "로드 탁송이 싫으면 취소하고 다음 차를 받으라고 하는데, 다들 어떻게 출고하시는지 궁금하다"고 했다.
신차 받는데…'로드 탁송' 해도 고민, 안 해도 고민
30일로 한 주째 이어지는 화물연대 파업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신차 출고를 기다리던 애꿎은 소비자들에게 불똥이 튀었다. 가뜩이나 차 출고 대기가 길어져 신차를 받기 힘든데, 기껏 출고된 새 차가 '로드 탁송'을 택할 경우 일정 거리를 운행해야 하는 탓에 '중고차'처럼 받게 생겼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는 완성차 탁송 차량(카 캐리어)을 운전하는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파업 참여로 탁송차 확보에 차질을 빚자 직접 신차를 몰고 지역 출고센터까지 옮기는 로드 탁송을 전국 각 공장에서 시행하고 있다.

로드 탁송 차량은 신차 상태로 공장을 출발해 원거리에 있는 출고센터까지 운행한 뒤 고객에게 인도된다. 이 때문에 불가피하게 일정 주행거리가 기록된 차를 차주가 받아야 한다. 로드 탁송을 택할 경우 신차임에도 몇십㎞ 정도 달린 차를 탁송 받아야 하는 실정이다.

그렇다고 해서 로드 탁송을 거부할 경우엔 신차 출고 대기 기간이 더 길어진다는 게 고민을 키우는 대목. 게다가 로드 탁송 시 발생할 수 있는 흠집이나 사고시 보상 문제 등이 공식적으로 고지되지 않았다는 것도 차주들이 찜찜해하는 포인트다.

완성차 업계도 고심하고 있다. 완성차를 탁송하지 않으면 회사로서도 손해다. 고객에게 제때 전달되지 않으면 공장에 차량이 계속 쌓여 자칫 생산 작업도 지연될 수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로드 탁송 시 소비자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화물연대 파업 여파로 로드 탁송되는 차량에 대해서 품질보증 주행거리 2000㎞ 연장 혜택을 제공한다. 로드 탁송으로 차를 넘겨받은 고객에게 엔진과 일반부품 계통 보증 범위에서 주행거리를 추가 제공하기로 했다.

지난 6월 화물연대 파업 당시에도 현대차·기아는 로드 탁송된 차량에 이러한 보상책을 시행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차량을 로드 탁송으로 완료한 이후에도 소비자들이 차 상태를 보고 인수하게 되는데, 하자로 차량 인수를 거부하면 나중에 새 차량으로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형 그랜저 출시 얼마 됐다고…불똥 튈라 '촉각'
특히 화물연대 파업 여파가 현대차와 기아에 집중되는 상황에서 신형 그랜저 출고 계획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출시한 디 올 뉴 그랜저는 사전 계약자만 10만9000명으로, 현대차는 올해 11~12월 1만1000대를 판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현대차는 당장 신형 그랜저 출고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그랜저 같은 경우 생산은 아산공장에서 이뤄져 화물연대 파업 여파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업계는 화물연대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전방위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 우려하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안전 운임제를 빌미로 한 화물연대 집단 운송거부는 집단 이기주의"라고 주장하면서 "정부는 대체 차량 투입 등으로 집단 운송거부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라"고 촉구했다. 한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현대차와 기아에 피해가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면서도 "화물연대 파업이 장기화하면 완성차 업계 전체가 초비상 사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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