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가 또 총파업을 강행한 가운데 시멘트 업계는 "명분없는 운송 거부 행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한국시멘트협회는 24일 입장문을 내고 "시멘트업계는 명분 없는 운송거부 행위에 대해 단호하게 반대한다"며 "파업 이후 반복될 것으로 예상되는 시멘트 유통기지의 출하 방해, 비화물연대 화물기사의 운송 강제 저지 등의 물리적 행사 시도는 중단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협회는 "지난 6월 발생한 (화물연대의) 8일간의 운송거부로 당시 시멘트 매출손실이 1061억원에 달하는 등 업계는 최악의 위기 상황에 직면한 바 있다"며 "정부도 정상적인 경영활동이 가능하도록 신뢰있는 조치를 마련해달라"고 호소했다.
시멘트 업계는 최근 발생한 오봉역 사고로 시멘트 공급이 원활치 못한 상황에서 11월이 시멘트 수요의 극성수기인 점을 감안할 때 이번 운송 거부의 피해가 6월보다 더 클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협회는 "최근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 전력요금 인상에 따른 급격한 원가부담으로 시멘트 업계의 경영이 악화돼 이번 화물연대 파업이 심각한 경영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협회는 당정이 안전운임제 일몰을 3년 더 연장하는 안을 추진중이라는 보도와 관련해 "안전운임제는 화물연대의 입장을 담은 편항적 독소조항으로 갈등만 유발해왔다"며 "컨테이너와 시멘트 등 화주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한 새로운 운임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했다.
통상 사일로(시멘트 저장고)에 쌓아 둘 수 있는 시멘트 재고는 열흘 정도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시멘트 출하 기지로 사용되는 오봉역 인명사고로 인한 열차 운행 중단 여파로 이전 파업 때보다 재고를 많이 확보하지 못한 상황. 이에 따라 레미콘 업계나 건설 현장에서는 이틀이 버틸 수 있는 한계로 보고 있다. 사실상 내일이면 전국의 공사현장에서 시멘트가 바닥 날 수 있다는 얘기다.
시멘트 업계는 출하를 중단한 상태다. 충북 단양과 강원 동해 등 대형 시멘트 공장이 위치한 지역에서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 운행을 완전히 멈췄다. 시멘트를 옮기는 BCT는 약 3000대로 추산되고 이 가운데 1000여대가 화물연대 소속이다.
일부 시멘트 공장 정문 인근에는 화물연대가 BCT를 세워둔 채 비노조 차량 운행을 감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말 해도해도 너무한다"며 "전국 건설 현장 '올스톱' 사태를 막기 위한 시한은 길어야 이번주 주말"이라고 말했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