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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美항로 점유율 '뚝'…'해운 치킨게임' 戰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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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의 미주 노선 시장 점유율이 7년 만에 4%대로 떨어졌다. 미주 노선은 HMM 매출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노선이다. 대형 해운선사뿐 아니라 비(非)해운동맹 소속 중소 선사까지 미주 노선에 선박 투입을 대거 늘린 데 따른 것이다. 신조 선박이 내년부터 해운업계에 대거 인도되는 상황에서 2010년대 초반 업계를 강타한 ‘치킨게임’이 또다시 촉발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1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HMM의 올해 3분기 아시아~미주 서안 노선 점유율은 4.8%였다. 2020년 6.8%, 작년 5.8%에 이어 매년 하락하는 추세다. 미주 서안 노선은 부산과 상하이 등 아시아 항구에서 롱비치, 오클랜드, 로스앤젤레스(LA)항을 잇는 핵심 노선이다. HMM의 미주 서안 점유율이 5%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15년 이후 7년 만이다. HMM은 2015년 2분기부터 20개 분기 연속 적자를 내며 어려움을 겪었다.

HMM 관계자는 “올 상반기에 미주 서안 노선의 컨테이너선 해상운임이 상승하면서 다른 선사들이 경쟁적으로 선박을 투입했다”며 “해운동맹에 속하지 않은 중소형 선사들의 점유율이 크게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선복량 기준 세계 1·2위인 스위스 MSC와 덴마크의 머스크도 선박 투입을 늘렸다. MSC의 미주 항로 시장 점유율은 2020년 8.1%에서 지난 3분기 14.6%로 대폭 높아졌다. 같은 기간 머스크 점유율도 7.3%에서 9.1%로 상승했다.

글로벌 선사들은 코로나19 여파로 해상운임이 크게 오르자 선박 발주량을 크게 늘렸다. 국내 유일의 원양선사인 HMM은 81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로 8위다. 2016년 한진해운 파산 직전 HMM(43만TEU)과 한진해운(61만TEU) 선복량을 합치면 104만TEU다. HMM은 추가 발주를 통해 2024년에야 100만TEU를 넘어설 수 있을 전망이다.

문제는 글로벌 선사들이 발주한 선박이 내년부터 대거 인도된다는 점이다. 글로벌 해상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도 세계 경기침체 공포가 엄습하면서 급락하고 있다. SCFI는 지난 18일 1306.84로, 2020년 8월 말(1263.23) 후 27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SCFI는 산출 시작일(2009년 10월 16일)을 1000으로 보고 운임지수를 산출한다. 선박 공급이 수요를 넘어서면서 최소한 내년까지 운임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런 와중에 메이저 선사들이 운임 후려치기에 나서면서 치킨게임을 주도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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