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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고온에 배추·무 출하량 늘어…김장 물가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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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날씨는 농작물 물가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봄 가뭄, 여름철 폭염과 폭우를 거치며 치솟았던 농산물 가격은 최근 거듭된 따뜻한 날씨에 시세가 하락했다. 특히 김장철 장바구니 물가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배추와 무 출하량이 늘어난 것이 농산물 물가 안정에 도움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21일 팜에어·한경 농산물가격지수(KAPI)를 산출하는 예측 시스템 테란에 따르면 전날 국내산 배추 도매가격은 ㎏당 525원으로 한 달 전보다 34.9% 떨어졌다. 무는 같은 기간 62.4% 떨어진 401원에 거래됐다.



직접적인 원인은 따뜻한 날씨다. 이맘때 강원도와 경상북도에서는 이미 배추 수확을 마감하고 호남 지방 물량이 나오는 것이 일반적이다.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는 날이 이틀 이상 이어지면 배추 뿌리가 얼기 때문에 일교차가 큰 강원 지역은 특히 출하를 일찍 마무리한다. 하지만 올해는 날이 따뜻해 강원, 경북, 호남 등 전국에서 배추 물량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주산지인 해남 지역은 배추 재배 면적이 늘어 생산량이 전년 대비 10% 이상 많아졌다.

한 대형마트 채소 담당 바이어는 “날씨가 따뜻하면 배추 속이 꽉 차기 때문에 품질이 높아진다”며 “무 또한 작황이 좋아 우수 상품 비중이 높아져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후 변화는 어장 지도도 바꾸고 있다. 매년 1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제주도 연안에서 많이 잡히던 방어가 최근에는 강원도 동해안에서 더 많이 잡히고 있다. 바닷물 온도가 올라가자 난류성 어종인 방어가 동해까지 올라온 것이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강원도 동해안의 1~10월 수산물 어획량 1위는 방어(5207t)가 차지했다. 오징어(2348t)보다 두 배 이상 많이 잡혔다.

제주 일부 농가에서는 지난해보다 일주일 가량 빨리 감귤을 수확하고 있다. 10월부터 강수량이 적어졌고 평년보다 높은 기온에 감귤이 빨리 익었다는 설명이다. 제주도에서만 볼 수 있었던 감귤은 남해안 일대와 강원도 해안가에서 재배되고 있고 고랭지 배추 농사를 짓던 강원도 양구에서는 사과가, 마늘과 양파로 유명했던 전남 해남에서는 애플망고 재배가 확대된 지 오래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기후 변화로 인해 국내 아열대 과수 재배 면적은 2010년 34헥타르에서 2020년 171헥타르로 10년새 다섯 배 늘었다.

한경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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