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대는 시공간 제약이 없는 100% 온라인 수업으로 학·석사 학위뿐만 아니라 각종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다.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학생은 물론이고 직장인, 주부, 은퇴자 등 다양한 연령층까지 사이버대를 선호하는 이유다. 갈수록 은퇴 시기는 빨라지고, 평균수명은 길어지다보니 많은 직장인들이 제2의 삶을 준비하기 위해 사이버대에서 학업을 이어가고 있다.
학점당 수업료 평균 7만원
국내 사이버대 협의체인 한국원격대학협의회(원대협)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국내 사이버대의 누적 졸업생 수는 35만 명에 육박한다. 신규 등록자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사이버대 재학생 수는 △2019년 11만358명 △2020년 11만6235명 △2021년 12만8540명으로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최근에는 20~30대 젊은 학생들이 사이버대를 찾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원대협의 사이버대 연령별 등록생 분포 비율을 살펴보면 2020년 기준 20대 등록생이 34.2%로 가장 많다. 30대까지 합하면 53%다. 직장인 학생뿐만 아니라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사이버대에 진학하는 학생도 늘고 있다. 일반 대학과 비교해 저렴한 등록금도 사이버대 인기 요인 중 하나다. 학점당 수업료를 받는 사이버대는 학점당 평균 수업료가 약 7만원 수준이다. 한 학기 18학점 기준으로는 126만원인 셈이다.
소방방재·외식경영 등 현장지식 습득
사이버대를 활용하면 각종 자격증도 취득할 수 있다. 대학별로 학과에 따라 장애인재활상담사 등 국가자격증부터 상담심리사, 보육교사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자격증 취득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편입학 기회도 활짝 열려 있다. 기존 대학 학위 등 요구 조건을 충족하면 편입학을 통해 4년 과정을 2~3년으로 줄여 학위를 취득할 수 있다.외식조리경영학부로 잘 알려진 경희사이버대는 올해부터 SPC그룹의 SPC기업대학 협약학교로 추가됐다. 기업대학은 기업이 전문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의 인가를 받아 특성화 고교나 전문대 졸업 예정자를 대상으로 운영하는 프로그램이다. SPC기업대학은 베이커리학과, 외식조리학과, 바리스타학과로 구성돼 있고, 수료 학생들은 파리바게뜨, 라그릴리아, 파스쿠찌 등 SPC그룹 브랜드에서 일하고 있다.
경희사이버대 학생들은 사이버대 강의를 듣는 동시에 SPC기업대학에 참여해 취업 직후 매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배울 수 있다. 2023학년도부터는 외식조리경영학부에 조리서비스경영전공이 신설돼 조리실무는 물론이고 메뉴 개발 전략, 창업과 상권 분석도 교육받을 수 있다.
숭실사이버대는 사이버대 중에는 유일하게 건설시스템공학과를 운영 중이다. 토목부터 건축, 건설방재, 건축인테리어까지 다양한 교육과정을 갖춰 관련 분야의 기사와 기술사 자격을 취득할 수 있다. 또 이 학과를 졸업하면 한국건설기술인협회 경력관리제도의 역량지수 산정에서 학력지수 20점을 받을 수 있어 경력관리에도 유용하다. 소방방재학과도 사이버대 중 최초로 설립했다. 소방공학, 소방행정, 방재공학 분야의 다양하고 폭넓은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화재가 일어나면 어느 시간대에 불길이 가장 강하고, 피난 시간은 어떻게 설정해야 하는지 등 과학적으로 정립된 연소공학 지식을 배운다. 졸업생들은 소방서 등 관련 분야에서 근무하고 있다.
클립형 콘텐츠로 유튜브처럼 공부
사이버대학들은 온라인 수업의 질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장비를 갖추고 새로운 방식의 콘텐츠를 도입하고 있다. 고려사이버대는 국내 최초로 멀티미디어 프레젠테이션이 가능한 원형 스튜디오를 구축했다. 화상 회의를 할 수 있는 원격회의실, 공학계열 수업에 쓰이는 클라우드 기반 가상실험실도 마련해 온라인 수업의 질을 한층 높였다.사이버한국외대는 국내 사이버대 중 처음으로 ‘클립형 콘텐츠’를 도입했다. 기존의 교육용 동영상들은 길이가 1시간 내외로 길지만, 클립형 콘텐츠는 15~20분 안팎으로 길이가 짧다. 짧은 동영상으로 학생들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만큼 학습할 수 있다. 자신이 관심있는 내용 위주로 클립 여러개를 조합해 ‘맞춤형 수업’을 구성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또 학생이 수강한 클립에 기반해 관련 있는 다른 클립을 추천해주는 기능도 제공한다.
사이버대는 다음달 1일부터 2023학년도 1학기 신·편입생 모집을 일제히 시작한다. 일반대, 전문대 등 오프라인 대학과 달리 수능 성적이나 고교 내신 성적을 반영하지 않고, 온라인 적성검사와 자기소개서, 학업계획서 등을 종합해 선발한다. 대학별 개설학과, 모집인원 등 세부 사항은 각 대학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