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용 당시 결격사유가 발견된 퇴직 공무원의 채용 자체를 취소한 조치는 적법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김정중 부장판사)는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 A씨가 국회의장을 상대로 '인사명령 취소처분을 취소하라'며 낸 소송을 최근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A씨는 2012년 7월 30일부터 지난해 7월 1일까지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일했다. 보좌관은 국회 소속 별정직공무원이다. A씨는 퇴직 후 공무원연금공단에 퇴직급여를 청구했다.
그런데 심사 과정에서 A씨가 보좌관으로 처음 임용된 2012년 7월 30일 당시 임용 결격사유가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A씨는 2008년 7월 23일 공기호부정사용죄로 징역 9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같은달 31일 형이 확정됐다. 국가공무원법에 따르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사람은 집행유예 기간이 끝난 시점으로부터 2년이 지나기 전까진 공무원으로 임용될 수 없다.
이에 집행유예를 기간이 끝나는 날(2010년 7월 31일)로부터 2년이 지난 2012년 7월 31일 전에는 공무원 임용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하루 차이로 임용 결격 사유가 발생한 것이다.
이같은 사실을 뒤늦게 확인한 국회의장은 지난해 9월 A씨의 임용 자체를 취소했다. 이에 A씨는 "채용 당시 국회의장이 경찰청장으로부터 '준법성 관련 항목에 특이점이 없다'는 취지의 신원조회를 받았다"며 임용 취소 처분이 부당하다는 소송을 냈다.
하지만 재판부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임용 당시 결격사유가 있었던 이상 임용행위는 당연무효"라며 "임용취소 처분이 신뢰 보호 원칙에 어긋나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국가가 이미 임용한 공무원의 결격사유를 사후에 발견해 임용을 취소하는 행위는 당사자에게 당초 임용이 무효였음을 확인시켜주는 데 지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례를 인용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