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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마을] FC 바르셀로나의 몰락은 메시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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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를 잘 모르는 사람들도 ‘티키타카’라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스페인어로 탁구공이 왔다 갔다 하는 모습을 뜻하는 말로, 축구에서는 짧은 패스를 주고받는 것을 의미한다. 1973년 바르사에 입단한 한 네덜란드 출신 선수는 19년 뒤 자신이 뛰던 팀에 감독으로 부임한다. 그는 바르사의 축구 스타일을 끊임없는 패스를 통한 공격 전술로 바꿨다. 몸이 아니라 생각의 속도를 높여 득점 기회를 만든다는 혁신적인 사상은 세계 축구계를 뒤흔들었다. 그가 바로 현대 축구의 아버지 고(故) 요한 크루이프다. ‘클럽 이상의 클럽’이던 바르사는 현재 몰락의 위기에 처했다. 그동안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축구 저널리스트 사이먼 쿠퍼는 저서 <바르사>를 통해 FC 바르셀로나의 30년 흥망성쇠에 대해 썼다. 저자는 바르사의 몰락 원인을 리오넬 메시 때문이라고 했다. 한때 바르사의 연간 매출은 10억5900만유로로 축구팀 사상 최고 실적을 자랑했다. 그중 메시의 연봉으로만 1억5000만유로(약 2085억원)를 썼다. 최고의 팀을 꾸리기 위해 선수단에 뿌린 임금도 7억유로가 넘었다. 바르사의 이런 방만 경영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매출이 무너지자 재정 위기에 처하는 원인이 됐다. 바르사는 메시가 무급으로 뛰어도 클럽을 운영할 수 없는 상황이다.

메시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뛸수록 경영진은 그의 눈치를 봐야 했다. 라커룸에서는 감독조차 메시를 어쩌지 못하는 무소불위 권력자가 됐다. 크루이프가 만든 시스템은 더 이상 작동하지 않았다. 유일한 전략은 그저 ‘메시가 어디에 있든 그에게 패스하라’뿐이다. 저자는 말한다. “지속가능한 시스템을 만들지 못하면 빅클럽도 한순간에 무너진다.”

방준식 기자 silv00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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