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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애들 끼니에 예민해요"…논란의 29층 배달 손님 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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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가 고장 난 29층 아파트에서 음식을 주문한 손님이 배달원에게 배달 시간이 지연됐다는 이유로 음식을 다시 회수해가라고 요청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해당 손님이 직접 해명에 나섰다.

손님 A 씨는 17일 지역 카페에 '배달 사건 당사자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A 씨는 먼저 "불미스러운 일로 지역명과 아파트명이 거론되게 한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미숙한 대처로 일을 이렇게까지 만들어 부끄럽게 생각하고 있다"며 "이유를 막론하고 배달원께 진심으로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사과했다.

A 씨 주장에 따르면 그는 배달원에게 전화가 걸려 올 당시 집안일을 하느라 휴대폰을 확인하지 못했으며, 엘리베이터가 고장 난지도 모르고 있었다. 아들이 집으로 돌아오면서 "엘리베이터가 고장 났다"고 툴툴거릴 때 고장 난 사실을 인지했다.

이후 부재중 전화를 확인하고 배달원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으나 연결이 되지 않았고, 이때 통화한 가게 측은 "(A 씨와) 전화 연결이 안 돼 음식이 가게로 다시 돌아온 상태"라고 했다. 이에 A 씨는 가게에 "그럼 기온이 너무 낮아 (음식이) 다 식고 불은 상태일 텐데 아이들 먹일 음식이니 죄송하지만, 취소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가게로부터 "배달앱 고객센터를 통해 취소 처리해주겠다"는 답변을 들은 A 씨는 다른 음식을 준비하고 있던 와중에 고객센터로부터 "취소 처리가 불가능하다"는 전화를 받았다. 이에 A 씨는 다시 가게에 전화를 걸어 취소 처리를 부탁했으나, 이때 가게 측이 "옆 동에 배달을 간 상태인데, 거기만 갔다가 29층까지 올려다 줄 건데, 받든지 안 받든지 취소 처리는 못 해준다"며 언성을 높이고 전화를 끊었다는 게 A 씨의 주장이다.

이후 감정이 너무 상해 별점 1개와 부정적인 리뷰를 남겼다고 한다. A 씨는 "사장님과 마지막 통화에서 그분이 언성을 높이시고 욕하고 막말해서 감정이 너무 상한 상태라서 태어나서 처음으로 그런 리뷰를 남겼다"고 설명했다. 단, A 씨는 배달원에게 '우리 아들도 올라왔으니 올라오라'고 지시하듯 말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강력하게 부인했다.

또 A 씨는 JTBC '사건반장'에 편중된 보도와 허위 사실에 대해 정정보도를 요청했다고 전했다. 그는 "10분 남짓 방송분에 몇 분, 몇 초가 잘못된 것인지 확인하고 증명하고 최악의 경우에는 언론 구제 요청 신청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제가 다 잘한 것도 아니고 대화해서 풀고 싶었는데, 사태가 커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글이 더 큰 마녀사냥의 불씨가 될 수도 있겠지만, 마음 단단히 먹고 정신 차려서 해결해보겠다"고 덧붙였다.

한 네티즌이 "그래도 음식 취소는 안 하겠다. (엘리베이터가 고장 나면 계단으로 가다가 (배달원을) 만나겠다"고 지적하자 A 씨는 "저도 지금 정신 차리고 보니 (음식을) 데우거나 버리더라도 받았어야 했는데, 제가 원래 애들 끼니에 좀 예민하다"고 답글을 달았다.


앞서 지난 14일 JTBC 사건반장에는 A 씨가 배달원에게 배달 시간이 지연됐다는 이유로 음식을 다시 회수해가라고 했다는 내용이 방송됐다. 방송에 따르면 경기도 시흥의 한 찜닭 가게는 지난 8일 6시 30분께 배달앱을 통해 들어온 주문 접수에 '배달까지 약 50분이 걸린다'고 A 씨에게 안내했다. 가게는 15~20분 만에 조리를 마쳤고, 이후 배달원 B 씨가 음식을 받아 배달에 나섰다.

B 씨가 배달지인 아파트에 도착하고 보니 엘리베이터가 고장 난 상태였다. 심지어 A 씨의 집은 29층에 위치했다. A 씨가 배달앱 요청 사항이나 전화로도 '엘리베이터가 고장 났다'는 내용은 알리지 않은 상태였다. B 씨는 당시 다른 배달도 지연되고 있던 탓에 직접 올라가기 어렵다고 판단, A 씨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받지 않았다고 했다.

그 사이에 옆 아파트에 다른 배달을 먼저 다녀온 B 씨는 A 씨와 통화에 성공했는데, A 씨가 "우리 아들도 좀 전에 걸어 올라왔는데, 여기까지 오는 것은 배달원의 책임"이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결국 B 씨는 29층을 계단으로 걸어 올라가 배달을 마쳤다.


이후 B 씨가 14층까지 내려오고 있을 무렵, A 씨는 돌연 "찜닭을 회수해가라"면서 환불을 요구했다. 예상 소요 시간인 50분을 넘겼다는 게 이유였다. B 씨는 29층으로 다시 올라가 찜닭을 가지고 내려왔고, 가게로 돌아온 B 씨의 얼굴은 땀과 눈물로 범벅이었다고 한다.

A 씨는 배달앱에서 해당 가게에 별점 1개를 주면서 "여기 음식 신중하게 주문하라 배달앱 이용하면서 그 어떤 업체에도 부정적인 리뷰나 사소한 컴플레인도 해본 적 없는 사람이다. 소비자원에 피해구제 요청하겠다"고 적었다. 가게 측은 "가게를 운영하는 것에 대해 회의감이 든다"며 "스트레스로 두통이 심해 이틀간 가게를 닫았다"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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