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1일 시행되는 고향사랑기부제를 앞두고 광주광역시와 전남, 전북이 고향사랑기부자에게 선물할 답례 품목을 속속 결정하고 있다. 농수축산물 생산에 강점이 있는 전남과 전북은 한우, 민물장어, 샤인머스캣, 젓갈 등 특산품을 중심으로 답례품을 꾸렸다. 다른 지역과의 경쟁과 지역문화 홍보를 위해 관광상품권 등 체류형 답례품을 선정한 것도 눈에 띈다.
16일 광주시·전라남도·전라북도에 따르면 고향사랑 기부금 모금 및 운용에 관한 조례를 제정한 전라남도는 지난 15일 답례품선정위원회를 열고 총 118개 품목의 답례품을 최종 선정했다. 목포시 등 22개 시·군이 각각 대표품목 5개, 전라남도가 8개를 정했다. 도는 남도장터상품권, 녹색나눔상품권, 남도한바퀴이용권,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입장권, 체험·관광상품 등 전남 지역에서 여가를 보내거나 상품을 구입할 수 있는 상품권 위주로 품목을 구성했다. 나머지 지역은 지역 특산품 가운데 고향사랑기부자의 구미를 당길 만한 것으로 선정했다. 목포는 낙지, 여수는 간장돌게장, 순천은 한우, 나주는 배·멜론, 광양은 매실·재첩국 등을 기부자에게 주기로 했다.
담양은 떡갈비, 강진은 청자, 신안은 흑산홍어를 품목으로 지정하는 등 다른 지역과의 ‘기부 경쟁’에서 앞서기 위한 흔적도 엿보인다. 전라남도 관계자는 “기부자에게 선택권을 주기 위해 자치단체마다 5개씩 품목을 선정했다”고 말했다.
전라북도도 지난 9일 답례품선정위원회를 열고 답례품 품목을 선정했다. 한우 세트, 친환경 농산물 가공식품 꾸러미, 쌀(십리향), 전북투어패스카드, 홍삼정 세트, 박대, 추어탕, 사과, 치즈 세트, 전북관광브랜드 상설공연 관람권 및 시·군 대표 답례품인 한옥마을상품권 등 총 21개 품목이다.
전라북도는 21개 품목 가운데 12개를 가공식품으로 선정하는 등 차별화를 꾀했다. 누룽지, 곶감, 홍삼데일리, 머루와인, 치즈 요구르트, 발효 고추장, 곰소젓갈 등이다. 한옥 LED 조명등 같은 공예품과 전북투어패스카드, 전북관광브랜드 상설공연 관람권, 한옥마을숙박권 등의 체류형 답례품도 기부자가 받을 수 있다.
전남과 전북에 비해 생산되는 농수특산물이 비교적 적은 광주시는 공예품과 문화상품 등으로 승부를 걸 계획이다. 광주시는 지난 10~12일 부산에서 열린 ‘2022 대한민국 지방시대 엑스포’ 광주 홍보관에서 관객의 호응을 얻은 공예품과 술잔 등을 선정 품목에 올려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 우리 밀과 광주 대표 먹거리인 김치류도 선정 대상에 올렸다. 총 10개 품목을 최종 선정해 답례품으로 정할 방침이다.
전라남북도는 이달 공급업체 공모 절차를 거쳐 다음달 ‘고향사랑e음 시스템’에 답례 품목을 등록할 계획이다.
고향사랑기부제는 개인이 본인 주소지를 제외한 고향 및 지방자치단체에 기부하면 기부자에게 세액공제 혜택(최대 10만원)과 답례품을 제공하는 제도다. 기부액의 30% 이내에서 답례품을 받을 수 있다.
황철호 전라북도 자치행정국장은 “앞으로 유·무형 서비스 등으로 답례 품목을 확대해 기부자가 매력적인 답례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구성하겠다”고 말했다.
광주·무안·전주=임동률 기자 exi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