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2024년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2016년과 2020년에 이어 세 번째 대권 도전이다. 하지만 부진한 중간선거 결과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지며 ‘반(反)트럼프’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 마러라고리조트에서 “미국을 다시 위대하고 영광스럽게 만들기 위해 미국 대통령 후보로 나서겠다”며 대선 출사표를 던졌다. 그는 “2년 전 우리는 위대한 국가였고, 곧 우리는 다시 위대한 국가가 될 것”이라며 “조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을 반드시 막겠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3년 전 내가 퇴임했을 때 미국은 황금기를 맞을 준비가 돼 있었다”며 “인플레이션은 없었고 미국의 남쪽 국경은 역사상 가장 강력해 모두가 전례 없이 번창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바이든이 재임한 지난 2년은 고통과 절망의 시간이었다”며 “유가는 역사상 가장 높은 수준이고 인플레이션은 50여 년 만에 가장 높은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바이든이 4년 더 집권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며 “나는 모든 정책에서 다시 미국을 최우선으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은 출마 선언에 앞서 연방선거관리위원회에 2024년 대선 출마 서류를 제출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차기 대선에 공식 입후보한 첫 인사”라고 전했다.
당초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간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뒤 출마 홍보 효과를 극대화하려 했지만 ‘친트럼프’를 외친 후보들이 선거에서 줄줄이 낙마하면서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이날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65%가 트럼프 전 대통령 출마를 반대했다.
당내 입지도 흔들리고 있다. 대선 잠룡 중 한 명이던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가 이번 선거에서 큰 표 차이로 재선에 성공하며 트럼프의 대항마로 급부상했다. 최근 워싱턴포스트(WP)가 집계한 공화당 내 대선후보 순위에서도 디샌티스 주지사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이날 공화당 하원 경선에선 케빈 매카시 하원 원내대표가 188표를 얻어 31표를 획득한 앤디 빅스 의원을 누르고 하원의장 후보로 선출됐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날 현재 중간선서 집계에서 공화당은 하원 전체 435석의 과반인 218석에 한 석 모자란 217석을 확보했다. 민주당은 209석을 차지해 공화당이 내년 1월 출범할 차기 하원의 다수당을 사실상 예약한 상태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