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을 많이 고용하는 프랜차이즈 업종에서 연차유급휴가를 보장하지 않거나 임금을 체불하는 등 기초적인 노동법 위반 사항이 다수 적발됐다. 이·미용업계의 경우 법적으로 보장된 연차유급휴가를 챙길 수 있는 청년은 열명 중 두 명도 채 안 됐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7월부터 10월 사이 커피·패스트푸드·이·미용 등 3분야 6개 브랜드 총 76개소를 대상으로 6개청 광역근로감독과가 실시한 근로감독 결과를 16일 발표했다.
고용부는 지난 1월 청년들이 다수 고용된 대형 프랜차이즈를 대상으로 수시감독을 펼치겠다는 '2022년 근로감독 종합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이번 점검은 그에 대한 후속 조치로 보인다.
근로감독 결과, 총 49개소에서 328명의 근로자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등 1억500여만원의 임금 체불이 적발됐다. 구체적으로는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6100만원(22개소, 181명)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 3200만원(18개소, 66명) 퇴직금·퇴직연금 900만원(4개소, 10명) 주휴수당 200만원(4개소, 44명) 휴업수당 100만원(1개소, 11명) 등이었다.
최저임금 위반, 근로계약서 미작성, 임금 명세서 미교부 등 기초노동질서 위반도 다수 드러났다. 서면 근로계약 미체결(37개소)이 가장 많았고, 임금 명세서 미교부(34개소), 임금대장 미작성 또는 필수기재사항 누락(21개소), 최저임금 위반(3개소)이 뒤를 이었다.
특히 소규모 가맹점의 경우 ‘유급 휴일’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부가 프랜차이즈 직영점 근로자 259명, 가맹점 221명 근로자를 대상으로 모바일 익명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주 1회 이상 유급휴일’이 보장된 경우는 커피·패스트푸드가 46.7%, 이미용업계는 17.9%에 불과했다. '연차 유급휴가'를 보장받는다는 응답도 커피·패스트푸드는 32.6%, 이미용업계는 15.2%에 그쳤다.
조사 과정에서 “휴게시간이 정확히 없고, 유급휴가에 대해 처음 알았다” “연차에 대해 기본적인 설명도 없다”는 등의 현장 목소리가 있었다.
프랜차이즈 직영점의 경우 불규칙한 근로일과 근로시간이 문제 된 사례가 많았다. 조사 대상 근로자의 86.4%가 회사 사정 때문에 매일 또는 매주 단위로 근로 시간과 휴무일 등이 변경됐다고 응답했다. 회사에서 편성하는 근무조 수시 변경(55.4%), 갑작스러운 업무량 증가 등 예상하지 못한 사정(28.6%)이 불규칙한 근로의 원인이었다.
현장 청년들은 “관리자의 스케줄을 이용한 보복이 늘 존재한다” “불규칙한 식사와 수면 탓에 건강이 안 좋아진다”고 하소연했다.
고용부는 적발된 법 위반사항은 즉시 시정 지시하고, 근로감독 결과를 토대로 노동환경 개선 지도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정식 장관은 “청년이 많이 근무하는 프랜차이즈 업계가 기초적인 노동법도 지키지 않고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취약 분야에 대한 선제적인 기획 감독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