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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째 이주민 유입…日 '사진 명소'의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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홋카이도 정중앙에 있는 마을 히가시카와는 ‘일본의 사진 수도’이자 일본에서 유일하게 25년 연속 인구가 증가한 지역으로 주목받고 있다. 히가시카와는 한때 1만2000명이던 인구가 1980~1990년대 7000명을 밑돌자 마을을 일으키는 콘셉트로 문화를 채택했다.

1985년 ‘사진의 마을’을 선언한 이후 ‘일본에서 사진이 가장 예쁘게 나오는 마을’임을 홍보하고 있다. 다른 지방자치단체들이 홍보 수단으로 특산물을 내세울 때였다. 인생샷 명소와 인스타 맛집에 열광하는 최근의 관광 트렌드를 감안하면 40년 앞을 내다본 선택이었다.
주민 늘어나는 히가시카와
2022년 4월 30일 현재 이 마을의 인구는 8480명으로 25년 새 20% 늘었다. 전체 인구의 54%가 이주자다. 다른 지자체와 달리 히가시카와는 이주 관련 지원금을 한 푼도 주지 않는다.

반대로 일정한 조건을 부과한다. 2005년 제정한 신축 주택 조례가 대표적이다. 히가시카와에서 집을 지으려면 재질과 지붕 모양, 외벽 색깔, 정원 조경까지 규정을 따라야 한다. ‘이주자를 선발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다카기 마사히토 히가시카와군 토지개발공사 국장은 “이주자들이 아동수당 등 보조금을 받고 나면 다른 마을로 떠나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보조금보다 이주자의 정착을 돕는 정책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조건이 까다로운 대신 최적의 거주 환경을 제공한다. 아름다운 자연 환경은 기본이다. 인구 8000여 명의 마을에 일본에서 재정이 가장 풍부한 지자체인 도쿄 미나토구 수준의 문화시설까지 빼곡하다.

히가시카와초교는 천연잔디 야구장·축구장, 과수원 등을 갖추고 있으며 부지 면적이 12만㎡에 달한다. 서울광장(1만3207㎡)의 열 배 크기에 전교생은 380명이다. 히가시카와초교에 입학시키기 위해 자녀가 6세 때부터 인근 대도시인 아사히카와에서 이주해오는 가정이 적지 않다.

‘사진 고시엔’ 대회와 히가시카와 주주제도 등 마을 인지도를 높이는 사업도 활성화돼 있다. 올해는 일본에서 가장 인기 있는 건축가 구마 겐고와 손잡고 일할 수 있는 오피스 시설도 건설했다. ‘워케이션(휴가지에 머물면서 일을 병행하는 근무 형태)’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서다.
아오모리는 방문객 늘려
올해 히가시카와의 예산은 136억엔이다. 인구가 비슷한 다른 지자체에 비해 예산 규모가 세 배가량 크다. 그런데도 매년 세출보다 세입이 많은 흑자 재정을 유지하고 있다. 부채 규모도 116억엔(약 1105억원)으로 연간 예산보다 적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적극적으로 인구 확장 정책을 펼친 결과다. 야나기사와 쇼이치로 히가시카와 기획정책실 주임은 “국가 보조금과 지방채 보조 등 정부 지원을 80%까지 확보하는 제도도 최대한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공립 도서관 센토퓨어2는 총 건설비 12억엔 가운데 3억엔만 자체적으로 부담했다. 갚아 나가야 하는 3억엔을 마련하기 위해 투자금 회수 계획도 월간 단위로 짜놓았다.

이주자 유치 경쟁에 뛰어들기 어려운 지자체들은 ‘관계인구’에서 살 길을 찾고 있다. 관계인구는 한 지역을 여러 차례 방문하는 반(反)주민 같은 사람을 말한다. 일종의 주민 공유제 개념이다. 2018년 일본 정부의 정식 과제로 선정됐다. 일본의 지자체들이 불필요한 인구쟁탈전을 벌이며 재정만 악화시킨다는 비판이 잇따랐기 때문이다.

아오모리현은 관계인구를 늘리는 데 적극적인 지자체다. 아오모리의 지역 축제 ‘네부타 마쓰리’는 일본 내 인지도는 1위지만 해외 인지도는 떨어진다. 아오모리현청은 지난 8월 축제에 대한항공을 본뜬 차량을 등장시켰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끊어진 인천~아오모리 직항편을 재개해 달라는 요청이었다. 지역 경제를 살리는 한편 관계인구를 늘리기 위해서다. 미무라 신고 아오모리 지사는 “인천공항과 대한항공 직항편을 통해 아시아 여러 나라 사람이 아오모리를 방문하면 외국인 관계인구가 틀림없이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홋카이도·아오모리=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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