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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 두둑한 여행 플랫폼 '최저가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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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닫혔던 해외여행 시장이 다시 열리자 온라인 여행플랫폼(OTA)들이 본격적인 최저가 경쟁에 들어갔다. 종합여행사들은 2020년부터 쌓인 적자로 인해 맞불을 붙이기 어려운 실정이어서 실적 회복이 늦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는 전망이 나온다.
인터파크·여기어때 최저가 마케팅
14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야놀자가 인수한 인터파크와 이달부터 해외여행 상품 판매에 뛰어든 여기어때는 모두 ‘최저가 판매’에 들어갔다. 인터파크는 지난달 11일부터 연말까지 약 3개월간 판매한 항공권에 대해 최저가가 아닐 경우 차액을 전부 보상한다. 여기어때는 직접 확보한 숙박·항공권을 묶어 파는 해외 특가 상품이 최저가가 아니면 차액을 최대 200% 보상하는 행사를 11월 한 달간 펼친다.

두 업체가 맞춘 듯 비슷한 시기에 경쟁을 벌이는 건 지금이 해외여행 시장을 선점하는 데 중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11월은 12월에 출국하는 해외여행 예약이 이뤄지는 시기다. 여행업계에서 ‘반짝 성수기’로 통한다. 통상 학생들의 겨울방학과 직장인의 연차소진 일정이 겹쳐 해외여행 수요가 늘어나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 올해는 닫혔던 해외여행 문이 다시 열리는 시점과 맞물린 만큼 리오프닝 초기에 1위 자리를 굳건히 하겠다는 업체들의 계산도 깔렸다. 업계 관계자들은 연말이 지나고 내년 초 집계되는 해외여행 상품 거래액을 보면 어느 업체가 승기를 잡았는지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본다.
흑자에 투자…풍부한 자금
두 업체가 ‘출혈’로 보이기도 하는 최저가 경쟁을 벌이는 배경에는 풍부한 자금이 있다. 지난해 야놀자와 여기어때는 각각 537억원, 155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여기에 외부로부터 받은 투자금까지 더해져 자금에 부족함이 없다. 야놀자는 지난해 비전펀드로부터 2조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여기어때는 올해 4월 미래에셋캐피탈로부터 500억원을 투자받았다.

공격적인 최저가 마케팅으로 해외여행 상품 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하면 나중에 굳이 가격 경쟁을 벌이지 않더라도 충성도 높은 고객을 잡아둘 수 있다는 복안도 있다. 여행사가 판매하는 여행상품 가격은 플랫폼이 쿠폰 발행 등을 통해 스스로 마진율을 낮추지 않는 이상 가격에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항공사와 숙박업체가 항공권 및 숙박상품을 모든 플랫폼에 비슷한 가격에 공급하기 때문이다. 한 OTA업계 관계자는 “이용자들이 특정 플랫폼에 익숙해지면 싼 상품을 찾아 여러 플랫폼을 옮겨 다니기보다 사용자환경(UI)·사용자경험(UX)이 잘 맞는 앱을 계속 이용할 공산이 크다”고 분석했다.
코너 몰린 종합여행사
하나투어, 모두투어 같은 종합여행사는 요즘 여행 트렌드에 맞춰 자유여행 패키지를 늘려나가는 식으로 해외여행 재개에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긴 어려운 게 현실이다. 하나투어는 올해 1~3분기 누계 영업손실액이 852억원에 달한다. 모두투어 역시 올 상반기에 91억원 적자를 냈다.

다만 자본시장에선 OTA의 최저가 마케팅이 과도하면 수익성이 훼손될 것이란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코로나19 기간에 국내 여행시장을 두고 마케팅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해외여행 프로모션 부담까지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야놀자는 방송인 강호동, 여기어때는 미주, 장기하, 노홍철 등 연예인 8명을 내세워 스타마케팅에 현금을 쏟아붓고 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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