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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종교단체 지원설'에 황교익 "내 본업은 XX" 재조명 [오형주의 정읽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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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근인 정진상 정무조정실장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에 특정 종교단체(대순진리회)를 동원한 선거운동 정황을 적시해 눈길을 끈다. 이와 관련해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가 과거 대순진리회와 관계된 식품회사의 대표이사를 맡았던 사실도 뒤늦게 주목받고 있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엄희준)는 지난 9일 법원으로부터 발부받은 34쪽 분량의 압수수색 영장에 이 대표 측이 2014년 대순진리회로부터 지방선거 선거운동 지원을 받은 정황을 기재했다.

당시 경기 성남시장이었던 이 대표는 재선을 두고 새누리당 신영수 후보와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었다.

영장에서 검찰은 대장동 개발업자인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와 남욱 변호사 등이 이 대표 선거운동을 위해 경제적·인적 지원을 집중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르면 김씨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에게 “성남 지역에 약 3만명의 대순진리회 신도가 있다”며 “대순진리회 고위직을 소개하고 표를 모아주겠다”고 제안했다.

이후 유 전 본부장은 선거를 앞두고 성남의 한 식당에서 김씨와 함께 대순진리회 간부들을 만나 “이재명 선거를 잘 도와 달라”고 부탁하고 선거자금도 건넨 것으로 검찰은 판단했다.

당시 성남시 정책실장이었던 정 실장은 당시 이런 과정을 보고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일보 보도에 따르면 이 대표의 시장 당선 후 유 전 본부장이 정 실장에 대순진리회를 통한 선거운동 효과를 묻자 정 실장은 “더 많은 득표를 할 수 있었다”는 취지로 대답했다는 내용도 영장에 들어갔다.


이 같은 검찰 압수수색 영장 내용이 알려지자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황교익 씨의 과거 이력과 발언 등이 재조명되고 있다. 황씨는 2006년 6월 ‘주간동아’에 쓴 칼럼에서 “맛 칼럼니스트 일은 취미고 오늘은 내 본업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며 “내 본업은 발해농원㈜ 대표이사”라고 소개했다.

이어 “발해농원은 러시아 연해주에 4억2000만 평의 농지를 소유하고 있는 영농법인의 생산물을 가공하여 국내에 유통하는 업체”라고 덧붙였다.


여기서 황 씨가 언급한 영농법인은 대순진리회가 2002년 러시아 연해주에 설립한 아그로상생이다. 아그로상생은 2006년 발해농원과 대두분말 공급계약을 맺었다. 같은 해 7월 ‘주간경향’의 연해주 르포 기사에는 당시 발해농원 대표였던 황씨가 아그로상생의 연해주 일린카 농원에서 재배한 콩을 직접 들어 보여주는 사진과 인터뷰 내용이 실렸다.


황씨가 대표로 재직했던 발해농원 역시 대순진리회와 관련이 깊은 회사다. 발해농원의 등기부등본을 보면 이 회사는 2005년 9월 설립됐다. 본점 주소는 ‘서울 광진구 중곡동 58-25’로 기재됐다. 현재 이 주소에는 대순진리회 본원 건물이 위치해 있다.

등기부등본에는 황씨가 2006년 12월 11일 발해농원 대표이사직을 사임했다고 기록돼 있다. 이후 발해농원은 2009년 10월 굿프렌드라는 회사와 합병으로 해산했다.


굿프렌드는 경기 여주군 점동면 혼암리 79-1에 위치한 회사다. 경기 여주에는 대순진리회 본산인 본부도장이 있다. 발해농원과 합병한 굿프렌드는 같은 해 12월 상호명을 발해농원으로 변경했다.

공교롭게도 이후 황씨는 이재명 대표와의 인연이 부각되며 대표적인 ‘친명(친이재명) 인플루언서’로 유명세를 타게 된다. 이 대표는 경기지사 시절인 2021년 8월 12일 황씨를 경기관광공사 신임 사장으로 내정했다. 전임 사장이었던 유동규 전 본부장이 사퇴해 빈 자리에 황씨를 앉히려고 시도한 것이다.


황씨 인선이 발표되자 정치권에서는 ‘보은성 인사’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황씨는 이 대표가 연루된 ‘형수 욕설’ 옹호는 물론 기본소득 정책 지지 등 공개적으로 이 대표를 두둔하는 발언을 수차례 한 바 있다. 황씨의 과거 음식 관련 발언을 두고 전문성 부족을 지적하는 의견도 나왔다.

결국 황씨는 경기관광공사 사장 후보직에서 자진 사퇴했다. 이후에도 같은 해 6월 경기 이천 쿠팡물류센터에서 대형화재가 발생했을 당시 이 대표와 경남 창원에서 ‘먹방 유튜브’를 찍은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되기도 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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