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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닿을 때마다 돈 된다…울상짓던 오프라인 광고의 반란 [긱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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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프리미엄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한경 긱스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모바일·플랫폼 시대가 도래하며 광고 시장의 중심은 미디어 기업에서 테크 기업으로 이동했습니다. 테크 기업이 이끄는 '디지털 광고 전성시대'는 팬데믹으로 더욱 꽃을 피웠습니다. 이에 반해 오프라인 광고는 상대적으로 뒤처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알고리즘을 적용해 소비자를 정밀히 타깃하고 광고 효과 측정까지 가능한 온라인 광고를 소비자와 광고주 모두 선호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축소 일변도를 걷던 오프라인 광고 시장에도 소소한 '반란'이 일어났습니다. 옥외광고에 디지털 기술을 결합하는 혁신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혁신의 중심에는 스타트업들이 있습니다. 옥외광고 시장에 뛰어들어 업계 디지털전환(DX)을 이끌어 가는 스타트업의 사례를 한경 긱스(Geeks)가 살펴봤습니다.


앤데믹과 함께 오프라인 광고의 큰 축인 옥외(OOH·Out Of Home) 광고 시장이 점차 부상하고 있다. 인공지능(AI), 모빌리티 등 다양한 디지털 기술이 결합되면서 이같은 흐름이 가속화되는 추세다. 제일기획에 따르면 2020년 7560억원 수준이던 OOH 광고비는 지난해 전년 대비 7.9% 성장한 8161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OOH 시장 규모는 9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세로형 전광판 등 신규 DOOH(디지털 옥외광고)의 강세와 아파트 LCD 등 생활 접촉 매체의 지속적인 수요가 성장세를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광고판의 화려한 변신


디지털 사이니지 광고를 제작하는 스페이스애드가 대표 사례다. 디지털 사이니지는 디지털 디스플레이를 이용해 광고를 노출하는 옥외광고로 인터넷을 통해 원격으로 관리하는 점이 특징이다. '공간 디자인 겸 미디어 회사'를 표방하는 이 회사는 광고판을 공간과 어우러지는 '미디어 디스플레이'로 승화시키는 전략을 폈다.

2017년 말 창업한 스페이스애드는 오피스빌딩, 아파트, 골프장 등의 유휴공간에 미적 가치를 높이는 디지털 옥외광고를 제작한다. 올해 2월부터는 종로타워, 서울스퀘어, 강남파이낸스빌딩 등 도심 내 100곳의 프라임오피스를 주력으로 타깃 중이다. 프라임오피스는 4만9587㎡(1만5000평) 이상의 도심 내 주요 오피스 건물로 모두에게 인지도가 있는 '도시의 시그니처'라고 할 수 있다.

프라임오피스에 광고뿐 아니라 해당 공간과 어우러지는 비광고 미디어를 함께 노출한다. 각 장소에 걸맞는 미디어 콘텐츠를 제작해 고소득 직장인에게 적합한 양질의 미디어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이른바 '프리미엄 전략'의 일환이다. 스페이스애드 관계자는 "미술 전시, 경영 인사이트, 와인 교육, 건강상식 등 전문직·고소득 근로자의 지식수준에 맞는 고급 콘텐츠를 만들어 송출하고 그 사이 사이에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콘텐츠 제작을 위해 가나아트, 국제갤러리, 포브스 등 유수의 콘텐츠 파트너들과 협업 중이다.

현재 150여 개의 빌딩에 서비스를 공급하고 있으며 약 80만명에 달하는 직장인과 접점을 만들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주요권역 500개 빌딩까지 확대해 직장인과의 최대의 접점을 가진 초대형 미디어사로 발돋움하는 것이 목표다.

오창근 스페이스애드 대표는 "10여 년간 금융사에 재직하며 오피스 빌딩의 유휴공간에 미디어를 활용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는걸 느꼈다"며 "품격 높은 공간주 콘텐츠로 프라임오피스 영역을 개척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도시 데이터도 수집한다
‘옥외광고는 광고 트래킹이 되지 않는다’는 틀을 깬 모토브도 있다. 2016년 만들어진 모토브는 모빌리티와 옥외광고를 결합한 ‘택시탑 미디어’를 제공한다. 회사는 광고효과 측정이 가능한 오프라인 광고를 선보이는 점이 특징이다. 이를테면 모토브의 협력사가 “강남 지역 30대 여성 중 몇 퍼센트나 이 광고를 보았는지 궁금하다”고 한다면 보행자의 키, 시각이 머문 시간 등을 트래킹해 알 수 있다. 개인정보 침해를 방지하기 위해 개인 정보는 비식별화 처리를 하는 점이 특징이다.

운행하는 택시를 따라 시간과 장소, 그리고 상황별 특색에 맞는 맞춤형 광고를 보여준다. 고문석 모토브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지역별, 시간대별 유동인구의 특징이 뚜렷하다"며 "모토브는 유동인구의 특성에 맞춰 특정 동네에 나가는 광고, 금요일만 나가는 광고 등 TPO 맞춤형 광고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2017년 행정안전부와 대전시를 설득해 '택시표시등 디지털 광고' 시범사업 허가를 받아냈다. 택시탑 광고가 운전자가 아닌 보행자를 향하도록 설계해 운전자에게 방해가 되지 않는걸 증명했고, 이를 토대로 허가를 받을 수 있었다. 대전에서 시작한 모토브는 인천, 서울로 시장을 확대가며 데이터의 정확도를 높이고 있다. 현재 서울 2020여 대의 택시가 택시탑을 달고 도로를 누비고 있다.

모토브 관계자는 "택시 대수의 규모가 일정 이상 확보되기 전까지 어려움을 겪었다"며 "특히 올해 5월까지 이전까지는 매출 면에서 힘든 시간을 보내다가 2분기부터 시장에 반응이 왔다"고 말했다. 이어 "올 2분기에는 1분기에 비해 우리 미디어탑을 설치한 택시가 두 배 늘었다"고 덧붙였다.

서울 전역의 모토브 택시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면서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 쉽게 광고를 내보내고 효과를 측정할 수 있게 되면서 강남언니, 헤이딜러 등 스타트업을 비롯해 대기업까지 다양한 광고주를 유치했다.

모토브 택시탑은 도시데이터 수집 역할도 하고 있다. 택시탑에 달린 30여 개의 IoT(사물인터넷) 센서로 유동인구, 재난, 환경, 안전, 교통, 복지 등의 빅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개인정보를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만 데이터를 수집하며 수집한 데이터를 지방자치단체와 공유해 안전한 도시환경을 만드는데 일조하겠다는 취지다.
오프라인 광고도 DX가 대세
미디어 광고시장을 혁신해온 데이블도 오프라인에 뛰어들었다. 데이블은 AI 기반개인화 콘텐츠 추천 솔루션 기업으로 데이블 네이티브 애드(콘텐츠 마케팅 플랫폼) 등을 운영해왔다. 데이블은 지난해 11월 국내 1위 여가 플랫폼 기업 야놀자의 자회사 야놀자클라우드로부터 1000억원에 인수돼 회제가 됐다. 야놀자클라우드는 숙박, 여가 업계의 DX 사업을 적극 추진 중이다.

야놀자클라우드와 손잡은 데이블은 컴퓨터 비전 기술을 기반으로 옥외광고 시장 디지털 전환 선도에도 나섰다. 데이블이 서비스하는 '어텐션디'는 개인화 추천 및 AI 기술을 바탕으로 오프라인에 구현한 디지털 옥외광고 플랫폼이다.

어텐션디 역시 컴퓨터 비전 기술을 토대로 옥외광고의 성과가 측정이 가능하다. 자체 개발한 컴퓨터 비전 엔진을 토대로 스트리밍 기술을 적용했다. 이 기술로 개인정보 수집 없이 측정 및 분석이 가능한 노출 사용자수, 사용자의 시선 방향성 등을 분석한다. 데이블 관계자는 "연내에 성별 등 인구학적 특성과 추가적인 행동 특성들을 분석할 수 있는 기술로 확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AI 기반 오투오(O2O) 디지털 마케팅 플랫폼 애드(ADDD)는 자체 AI 기술력을 바탕으로 오프라인 광고 매체가 유발하는 광고 효과를 측정해 솔루션을 제공한다. 특히, 기존엔 국내에서 화물차 측면에 디스플레이를 설치한 광고가 불가능했는데 지난 4월 ‘화물차를 활용한 디지털 사이니지 광고 중개 플랫폼’ 규제샌드박스 실증특례를 승인받아 해당 사업을 본격화 하고 있다.

이 회사는 택시나 버스, 화물 트럭 등 모빌리티에 스티커나 디스플레이형 광고를 부착해 차량 속도와 시간대, 주행시간과 거리 등을 측정하며 이 과정에서 실시간으로 수집되는 영상에 객체를 비식별화 처리해 개인정보 노출을 방지한다.
소외됐던 옥외광고, 광고주 '러브콜'
국내 주요 스타트업들도 옥외광고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앤데믹을 맞이해 대중적 인지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코딩 교육 스타트업 엘리스는 옥외광고를 주축으로 진행한 브랜드 캠페인을 진행했다. 이를 토대로 도입문의 건수와 앱 다운로드 수가 각각 340%, 200% 이상 증가했고, 채용 지원자도 약 150% 증가했다고 밝혔다.

엘리스 관계자는 "시장에 코로나 상황이 완화되고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출퇴근 유동 인구가 급격히 많아지면서 기업-소비자간 거레(B2C), 기업간 거래(B2B) 타깃과의 오프라인 접점을 확대하기 위해 옥외광고를 집행했다"며 "특히 B2B 교육을 위한 신뢰감을 구축하려면 브랜드 인지도가 필수적인데 옥외광고는 규모감과 상징성이 있어 기업 위상을 높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향후 디지털 옥외시장을 기점으로 오프라인 광고 시장이 재평가 될 것으로 보고있다. 오창근 스페이스애드 대표는 "그동안 업계가 낙후돼 있고, 효과측정에 어려움이 있어 저평가됐던 시장"이라며 "장소나, 표현방식 등과 관련해 기술적으로도 많은 개선이 이뤄질 수 있는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margin:25px 0; border:1px solid #c3c3c3" />참, 한 가지 더

광고 의존도 높은 빅테크들...디지털 광고시장 둔화로 '악재'

수년간 광고시장을 지배해온 디지털 광고 시장의 성장이 최근 둔화되고 있다. 메타, 구글, 스냅채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실적 악화가 이를 뒷받침한다. 글로벌 광고미디어 회사 그룹엠(GroupM)은 2010년대 중반부터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보이던 전세계 온라인 광고 시장 성장률이 올해 8%대로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3분기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악화에도 광고 매출 감소가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메타의 올해 3분기 전체 광고 매출은 272억달러로 전년 동기에 비해 약 4% 감소했다. 메타는 전체 매출의 98% 이상이 광고수익이 차지한다. 구글의 광고수익 성장률도 2021년 42.5%에서 올해 8.4%대로 하락했다.

경기 침체로 대기업, 금융사 등 대형 광고주들이 마케팅 비를 절감한 것인 원인으로 꼽힌다. 메타의 경우 애플이 IOS14로 업데이트한 이후 ‘앱 추적 투명성’ 기능을 도입해 광고 성과가 떨어졌다고 밝히기도 했다. 앱 추적 투명성 기능은 이용자의 동의 없이는 이용자 데이터를 수집·추적할 수 없게 한 기능이다. 이 기능을 도입하면 맞춤형 광고가 어려워진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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