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는 미국 음성 바이오마커 개발회사인 '손드 헬스'에 200만달러(약 27억원) 규모의 전략 투자를 추진하고 주요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사업 협력에 나선다고 10일 발표했다.
손드 헬스는 음성 바이오마커를 활용해 정신건강, 호흡장애 등 다수의 질환을 예측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음성 바이오마커는 음성(소리)의 강약과 고저, 성대 움직임 등 미묘한 변화를 분석해 몸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질환을 예측할 수 있는 지표다. 목소리가 변하면 목감기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 것과 같은 원리다. 소리를 기반으로 이상을 파악하기 때문에 언어와 상관없이 기술을 바로 적용할 수도 있다.
KT 관계자는 "손드 헬스는 음성 바이오마커 개발의 핵심인 음성 변화에 따른 건강 상태 데이터를 세계 최대 규모로 보유하고 있다"며 "퀄컴, GN그룹 등 글로벌 기업들도 파트너십을 맺고 사업을 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음성 바이오마커는 스마트폰 등 음성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인프라가 확대되고, 코로나19를 계기로 비대면 진료가 늘어나면서 환자 모니터링의 보조적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CMI에 따르면 음성 바이오마커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27년 6조원까지 커질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은 15.5%에 달한다.
KT는 손드 헬스의 총금액 2550만달러 규모의 시리즈B 투자에 참여했다. 이번 투자를 시작으로 사업 협력 관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KT는 손드 헬스의 기술을 활용해 콜센터와 인공지능(AI) 스피커 등 KT가 보유한 AI 음성 기반 사업 고도화를 추진한다. 베트남에서 추진 중인 원격의료 서비스에도 음성 바이오마커 기술을 적용하기로 했다.
송재호 KT AI/DX융합사업부문장(부사장)은 “KT는 음성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음성 바이오마커 기술과 연계 가능성이 클 것으로 기대한다”며 “손드 헬스의 우수한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KT의 국내외 사업과 시너지를 도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데이비드 리우 손드 헬스 대표는 "이번 협력으로 손드 헬스의 음성 바이오마커 기술을 한국에 선보일 수 있게 돼 기쁘다”며 “의료 분야뿐 아니라 KT의 주요 사업들이 세계에서도 차별화된 서비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