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가 저지른 살인사건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데이트폭력'이라 한 데 대해 피해자 유족이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이 대표가 대리인을 통해 유족 측에 사과의 뜻을 전했다. 유족 측은 "사과문을 직접 제출하라"고 비판했다.
10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손해배상 소송 재판기일에는 이 대표를 대리한 나승철 변호사는 "피고(이 대표)가 직접 출석하지 못했지만 출석하게 되면 유족분들에게 죄송하다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며 "피고를 대신해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유족 측은 "그 부분에 대해서 피고께서 제1야당 당대표이고 대선 후보셨는데 사과문을 직접 제출하시면 더 진정성이 있고 유족들의 분노와 슬픔을 위로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런 방법이 더 적절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 대표 측은 준비 서면에서 자신이 사용한 '데이트폭력' 표현에 대해 "한때 연인 사이였던 남녀 사이에 발생한 특정한 유형의 폭력행위를 축약한 표현"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유족 측은 이러한 표현이 이 사건의 객관적 사실관계를 왜곡하는 것으로 피해자 유족들에게 지옥 같은 악몽을 떠올리게 하는 것이라며 반박 서면을 냈다.
이날 재판에서도 유족 측은 "이 대표가 과거 피해자 보호를 위한 가중처벌은 물론 특별한 조치도 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는데도 16년동안 유족에 대해 사과하고 있지 않다"면서 "물론 대리인께서 사과한다는 말씀을 서면으로 하셨지만 본인이 직접 사과하시는게 합당하다"고 강조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