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이태원 참사의 희생자 전체 명단, 사진 프로필을 확보해 추모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 데 대해 "참 잔인들 하다"고 비판했다.
장 의원은 8일 페이스북에서 "민주당의 한 핵심 당직자가 자당의 한 의원에게 보낸 문자가 노출됐는데, 이 문자는 직설적으로 '이태원 참사를 정략에 이용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장 의원은 "충격을 넘어 참담함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장 의원은 "진정 책임자 처벌보다 희생자 얼굴과 프로필을 공개하는 게 더 시급한가. 이분들과 함께 정치를 하고 있는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자괴감마저 든다"며 "유가족들과 국민을 더 고통스럽게 하더라도 정치적 이익을 추구하겠다는 것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장 의원은 "이게 말끝마다 '사람이 먼저'라고 외치던 사람들이 할 짓인가. '사람은 못될지언정 괴물은 되지 말자'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며 "민주당의 속마음을 안 이상, 이제 이재명 대표가 주장하는 총리 사퇴, 국정 쇄신과 같은 요구도 모두 정략의 소산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장 의원은 "결국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의 안타까운 죽음마저도 자신의 사법 리스크를 돌파하기 위한 기회로 삼겠다는 것 아닌가. 추모 공간이 아니라 '이재명 방탄 공간'을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그러나 이제 우리 국민들은 더 이상 속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전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긴급 현안 질의에 참석한 문진석 민주당 의원의 휴대폰 화면에 뜬 문자 메시지가 언론 카메라에 포착돼 논란이 빚어졌다. 이 메시지는 민주당의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맡은 이 모 씨가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메시지 내용을 보면 이 부원장은 "이태원 참사 애도 기간이 끝났음에도 희생자 전체 명단과 사진, 프로필, 애틋한 사연들이 공개되지 않고 있다. 수사 중인 이유로 정부와 서울시가 명단공개를 거부하고 있는데, 의도적인 축소 은폐 시도"라며 "참사 희생자의 전체 명단과 사진이 공개되는 것은 기본이다. 이미 언론에 전체 면을 채웠어야 하는 상황인데 야당이 뭘 하고 있느냐는 따가운 질책에 답변이 궁색해진다"고 주장했다.
사진이 공개된 뒤 여권에서 '국민적 슬픔을 정치 도구화하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자 문 의원은 "해당 메시지는 개인 의견이며, 저는 텔레그램 메시지와 관련해 분명하게 거부의 뜻을 밝혔다"고 거리를 뒀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