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는 75세 이상 인구 동향을 세밀하게 집계한다. 사람의 신체 상태가 75세를 경계로 크게 변하기 때문이다. 건강상 문제가 일상생활을 제한하지 않는 건강수명이 일본 남성은 평균 72.14세, 여성은 74.79세로 75세 전후다.
75세가 넘어가면 거동이 불편해지면서 의료와 간병 비용이 크게 불어난다. 0~64세 일본인 한 사람이 1년간 사용하는 의료비는 평균 19만엔(약 181만원)이다. 65~74세는 약 57만엔으로 늘어난다. 75세 이상은 93만엔으로 다시 두 배 가까이 불어난다. 일본 재무성은 75세 이상에 대한 국가의 의료비와 간병비 부담이 65~74세와 0~64세에 비해 각각 4배와 10배 더 크다고 분석했다.
고령자가 늘수록 사회보장비가 불어나는 이유다. 2025년 일본의 사회보장비는 140조엔으로 10년 새 20%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고령인구가 가장 많아지는 2040년에는 사회보장비가 190조엔까지 불어날 전망이다.
일본의 베이비붐 세대는 ‘덩어리’라는 뜻의 ‘단카이 세대’라고 불린다. 1947~1949년 3년간 태어난 800만 명을 말한다. 이들이 2022~2024년 차례로 75세가 된다. 75세 이상 인구가 3년 동안 매년 4% 증가해 ‘고령자의 고령화’가 급속히 진전된다. 일본에서는 이를 ‘2025년 문제’라고 부른다.
2025년 문제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인력 부족의 쓰나미’다. 인재 정보기업인 파솔종합연구소와 주오대의 공동 조사에 따르면 2030년 일본은 644만 명 규모의 인력난을 겪을 전망이다. 서비스업 400만 명, 의료와 복지 분야 187만 명의 일손이 부족할 것이란 분석이다.
반면 부양인구 부담은 급격히 늘어난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일본은 생산연령 인구(15~64세 인구) 3명이 65세 이상 고령자 1명을 부양하는 사회였다. 2040년이면 일본은 생산연령 인구 1.4명이 고령자 1명을 지탱해야 한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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