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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금리 인상에 금융시장 흔들…위기 재발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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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앙은행(Fed)이 금리인상으로 인해 세계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자본시장에 유동성이 줄어들며 민감도가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금리 변동에 따라 시장을 흔들 수 있는 도화선이 될 거란 우려가 나온다.
급격한 금리인상, 금융시장 안정성 저해
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Fed는 이날 금융안정보고서를 공개하면서 과도한 인플레이션과 지정학적 위기로 인한 세계 경제의 취약성을 지적했다. Fed가 6개월에 한 번씩 세계 금융시장에 있는 위험과 변동성에 대해 분석해 금융안정보고서를 발간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그림자 은행(Shadow Banking)’이라 불리는 금융기관이 자본시장의 위험성을 증폭했다. 그림자 은행은 기존의 상업은행 외에 금융기관을 통칭한다. 은행법에 저촉되지 않지만 은행의 업무를 수행하는 기관을 뜻한다. 보험사, 어음발행사, 외환 출납소, 대출 기관 등이 여기에 속한다.

그림자 은행의 레버리지가 금융위기를 촉발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채 시장에서 유동성이 말라버린 탓이다. 세계 각국이 경쟁하듯 통화 긴축을 추진하며 국채 시장의 안정성이 훼손됐다. 이로 인해 시장 혼란은 커졌다. 금리 변동성과 경제 불확실성이 겹치며 불안감이 점점 증대됐다는 설명이다.

보고서에선 “국채 시장의 유동성이 얕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주문이 빈번한 트레이더의 민감도가 커졌다”며 “앞으로 금융시장에 닥칠 충격에 따라 유동성이 급격히 악화될 수 있는 취약점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그림자 은행의 위험성은 과소평가 됐다. 상업은행과 달리 데이터를 구하기 어려워서다. Fed는 “레버리지가 그림자 은행 산업에서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며 “헤지펀드 등 투자기관에서 시의적절한 데이터를 얻기 어려워서 평가 자체가 쉽지 않았다”고 했다.

자금이 흐르는 시점과 보고 시점이 다르기 때문에 위험성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헤지펀드들은 레버리지를 활용하며 리스크를 확대해왔지만 Fed가 이를 알아차린 시점이 너무 늦다는 설명이다. 헤지펀드가 단기 자금을 조달할 때 위험도가 가장 컸다고 Fed는 설명했다.

이날 레이얼 브레이너드 Fed 부의장은 성명을 발표하며 “지난 6개월간 금융시장을 뒤덮었던 변동성에 주의를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리수준 예상치 넘기면 시장 붕괴해"
기준금리 인상 폭이 향후 변수로 꼽힌다.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려 과도하게 금리를 높일 경우 실물경제가 붕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금리를 전망치보다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게 되면 기업이 채무를 상환할 여력이 줄어든다. 채무 불이행과 파산 등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Fed는 보고서를 통해 “이런 위기는 시장 변동성이 증폭되고 유동성은 줄어들며 결과적으로 실물자산 가격의 하락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는 배경엔 시장 붕괴에 대한 공포였다. 침체와 금리인상으로 유동성이 경색될 거란 우려가 퍼졌기 때문이다. 미국 내에선 현재 주택담보대출 이자 연체 규모가 증가하고, 기업 부문에선 신용등급 변화가 빈번해졌다고 Fed는 진단했다.

Fed는 은행 시스템은 견고하다고 평가하며 시장 위험이 우려할 만큼 큰 것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미국 상업은행의 레버리지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데다 대형은행의 충격 흡수 능력이 탁월하다는 이유에서다. Fed의 분석에 따르면 주요 은행들의 신용 손실에 대한 취약성은 ‘보통(Moderate)'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Fed는 “시장 변동성은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극대화될 수 있다”며 “중국의 전쟁 위협이나 해외에서 비롯된 외환위기 등이 그렇다. 단기 자금 시장의 구조적 취약성이 맹점이다”라고 내다봤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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