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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화권 증시가 시진핑 3기 집행부 출범 이후 나타난 하락 폭을 대부분 만회했다. ‘제로 코로나’ 방역 완화 기대에 미국 상장 중국 기업의 퇴출 리스크가 줄어든 덕분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방역 완화의 구체적 방침이 나온 것이 아닌 데다 부동산 침체 등 기존 악재가 여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홍콩 항셍지수는 4일 장중 6% 넘게 오르면서 16,000선을 회복했다. 지난달 24일 15,000선으로 떨어진 이후 9거래일 만이다. 항셍지수는 지난달 31일 14,687까지 하락했다가 이후 3거래일 동안 10% 상승했다. 중국 본토 상하이종합지수도 이날 2.43% 오르면서 9거래일 만에 3000선을 회복했다.
상승 이유는 중국 지도부가 경제를 짓눌러온 방역 정책을 완화할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중국 증시에선 ‘2차 접촉자 격리 정책을 폐기한다’ ‘현재 7일인 해외 입국자 격리를 5일로 완화한다’ 등의 발표가 나올 것이란 얘기가 최근 확산했다. 데이비드 차오 인베스코 전략가는 “그동안 중국 증시가 너무 많이 내린 탓에 시장 참가자들이 조금이라도 좋은 소식이 있으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지도부의 경제 운용 기조를 가늠해볼 수 있는 중요 회의가 잇달아 열린다. 시진핑 국가주석을 포함한 24명의 정치국원은 다음달 초 공산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회의를 연다. 최근 폐막한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새로 구성된 지도부가 처음으로 하는 공식 회의다.
이어 성·시 당서기(1인자)와 각 부처 장관 등 200여 명의 중앙위원과 국유기업 수장들이 참여하는 중앙경제공작회의가 개최된다. 정치국 회의가 경제 운용 방향을 정하면 중앙경제공작회의는 골격을 잡는다. 이어 세부 논의를 거쳐 정책으로 확정한 뒤 내년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신임 총리가 경제성장률 목표 등 구체적 정책 방향과 목표를 발표한다.
최근 보건당국에서 과도한 방역의 부작용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온다는 점이 시장의 기대를 키우고 있다. 하지만 시 주석이 제로 코로나의 성과를 반복해서 강조하고 있어 전인대 이전에 의미 있는 정책 변화는 없을 것이란 관측도 여전하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중국이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한 항공편의 운항을 중단시키는 정책을 폐기하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는 블룸버그통신 보도에 대해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며 “중국의 코로나 정책은 일관되고 명확하다”고 말했다.
뉴욕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업의 상장 폐지 리스크가 다소 해소된 것도 상승세에 일조했다는 분석이다. 미국 상장사회계감독위원회(PCAOB)는 지난 9월부터 홍콩에서 뉴욕 상장 중국 기업의 2021년 회계보고서를 검증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이들은 당초 예정보다 2주가량 빠른 이번 주말 1차 검증을 마칠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가 예상보다 빨리 끝난다는 것은 중국 측이 자료를 성실하게 제출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