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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빔]모빌리티 갈등, 실마리는 택시 면허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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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탄력적 수요 공급 대응, 근본적으로 어려워

 서울시가 택시 심야할증 시간을 밤 10시로 앞당기는 이유는 자체 분석 결과 밤 9시30분부터 새벽 2시 사이에는 이동하려는 수요가 급증하는 탓이다. 한 마디로 이동 수요가 이동 공급을 초과한다. 반면 새벽 2시부터 아침 6시30분까지는 공급이 초과하다가 다시 오전 7시부터 9시30분까지 수요가 공급을 넘는다. 물론 그때부터 오후 5시까지는 당연히 이용자가 없어 공급이 넘친다. 이처럼 이동 수요는 늘 시간대에 따라 공급과 수요가 변동 곡선을 그리는 게 일상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문제로 삼는 시간이 바로 밤 10시부터 새벽 2시까지의 심야 시간이다. 특히 자정 전후로는 지하철과 버스 등이 모두 운행을 정지해 유일한 이동 수단이 택시로 한정된다. 이때 이동하려면 돈을 더 내라는 게 심야 할증의 핵심이다. 그럼 택시 운행 수익이 늘고 운전직의 소득도 증가할 수 있어 사업자의 운행 참여도를 늘릴 수 있다고 여긴다. 

 물론 요금 인상을 포함해 호출료 인상, 심야 할증료 인상 등이 이뤄지면 심야 택시 대란을 어느 정도 해소하는 효과는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일시적인 해소일 뿐 근본적 조치는 아니다. 운전직 고령화에 따라 시간이 흐를수록 심야 운행 택시는 감소할 수밖에 없어서다. 쉽게 보면 반짝 운행 증가 효과는 있지만 지속은 쉽지 않다는 의미다. 

 현재 국내 택시는 소유권에 따라 개인, 법인으로 나눈다. 그리고 크기에 따라 소형, 중형, 대형으로 분류되며 서비스 기능에 따라 모범 등이 존재한다. 이동 수단은 자가용과 다를 바 없지만 돈을 받고 영업을 한다는 점에서 요금은 통제된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2020년 여객운수법이 개정되며 택시 호출 방법에 따른 분류법이 새롭게 추가됐다. 이른바 앱 호출 방식인 플랫폼택시다. 호출앱을 통해 이용자와 택시 운행자를 서로 연결시키는 사업인데 플랫폼택시는 플랫폼운송사업(Type1), 플랫폼가맹사업(Type2), 플랫폼중개사업(Type3)으로 나뉜다. 용어는 비슷해 보이지만 '운송, 가맹, 중개'라는 단어가 실제 사업에 적용되는 차이는 꽤 크다. 운송사업은 과거 '타다'처럼 렌터카 기반의 운송사업인데 차종과 요금을 모두 사업자가 선택할 수 있다. 반면 가맹사업은 택시 사업 면허 보유자를 대상으로 플랫폼기업이 일종의 프랜차이즈를 만들어 호출료를 받을 수 있되 이동 요금은 정부의 통제를 따른다. 중개사업은 호출료 없이 이용자와 공급자를 연결만 해주는 방식이며 마찬가지로 택시 사업 면허를 보유한 사람이 이동을 시켜주는 만큼 요금은 통제된다. 

 여기서 관건은 현재 대부분의 면허 택시가 요금을 통제받는 Type2와 Type3에 몰려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택시 승객이 줄어들며 운전직 수익이 감소하자 어려움을 호소한다. 법인택시 사업자는 기사가 떠나면서 주차장에 서 있는 차가 적지 않고 개인택시는 고령화에 따라 편한 시간에만 일을 하려 한다. 이는 이동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를 더욱 심화시켜 결국 '대란'으로 연결됐다. 

 그럼에도 타입2와 타입3에 택시가 몰려 있는 이유는 면허의 재산적 가치 때문이다. 요금을 통제받더라도 제도적 울타리 안에 있어야 어떻게든 면허의 금전적 가치를 유지할 것으로 믿는다. 그리고 이 가치를 지키려면 새로운 모빌리티 서비스의 등장에 언제나 적대적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서비스가 결코 개선되는 것도 아니다. 요금이 통제되는 만큼 굳이 개선할 이유가 없다. 국토부에선 이용자가 만족했을 때 기사에게 일종의 팁을 주는 방식을 검토 중이지만 이 또한 그저 요금 인상으로 다가올 뿐이다. 

 사실 택시에서 좋은 서비스란 운전직의 인적 응대, 그리고 차종 및 연식 등이다. 이런 이유로 일부 택시 사업자는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크고 좋은 차, 그리고 인적 교육 등을 도입하려 하지만 요금이 통제된 탓에 투자비를 회수하기 어려운 구조다. 게다가 면허 가치를 포기할 수 없어 결국 타입2와 타입3 울타리 안에 울며 겨자먹는 심정으로 머물기 마련이다.  

 그래서 나오는 대안이 면허를 보유한 채 요금 통제를 받지 않는 타입1으로 면허 이동을 허용해주는 방안이다. 이 경우 면허 가치는 유지하되 요금 통제에서 벗어나 프리미엄 서비스를 만들어 낼 수 있어서다. 교통약자, 노약자 병원 케어, 어린이 학교 및 학원 통학 등에 나설 수 있다는 얘기다. 이동 서비스와 케어 서비스를 접목해 '택시'의 기능 자체를 확대해야 한다는 의미다. 물론 여기에는 관광도 포함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제도적으로 면허를 타입1으로 이동시키는 방법은 없다. 오로지 시장이 줄어드는 타입2 및 타입3 안에서 단순 이동을 두고 발버둥을 치는 게 전부다. 다시 말해 택시 문제의 해결책은 분명 보이는데 제도적으로 갈 방법이 없는 만큼 이제는 면허 이동 자체를 고민해야 할 때다. 물론 면허 이동이 완료되면 해당 면허는 사용 후 반납되는 게 원칙이다. 통제받지 않는 요금 세계에서 택시 면허로 고급 서비스 사업을 할 것인지, 아니면 통제받는 요금 체계에 남아 면허의 재산적 가치에 기댈 것인지 선택권을 줘야 한다. 그리고 선택은 택시 면허 사업자가 하도록 하면 된다. 

 권용주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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