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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30% 빠지는 동안 오른 종목 있다고? [신현아의 IPO그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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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4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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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이크머티리얼즈가 하락장 속에서도 선방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관련주들이 줄줄이 하락하고 코스닥 시장까지 침체되는 와중에 2년 8개월전 스팩(SPAC)으로 상장한 기업입니다. 아무리 실적이 좋아도 주가가 하락하는 요즘과 같은 장에선 상승하기 쉽지 않은 게 최근 증시입니다. 그럼에도 레이크머티리얼즈는 '경쟁사 대비 저평가 영역', '숨겨진 반도체·태양광 소재 업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레이크머티리얼즈는 지난 4일 종가 5470원으로 장을 마쳤습니다. 연초 대비 0.2% 올랐는데요. 상승폭이 크진 않지만 코스닥이 이 기간 33% 빠졌다는 걸 감안하면 약진한 겁니다. 지난 8월 말부터는 반도체 소재 공장 증설 소식에 힘입어 7380원(9월 15일)까지 상승했는데요. 지금은 일부 조정을 받아 고점(7380원) 대비 25.9% 떨어진 상태입니다만, 증권가에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어 향후 상황은 희망적으로 보입니다.

    레이크머티리얼즈는 소재 전문 업체로 일본, 미국 등 해외 의존도가 높은 소재의 국산화가 목표인 회사입니다. 2020년 3월 23일 스팩 합병으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습니다. 당시는 공모주 시장이 많이 얼어 붙어있던 시기라 스팩 합병하는 게 안전하다고 회사 측은 판단했답니다.

    스팩 합병은 일반 상장과 달리 공모자금이 변할 가능성이 없다는 게 장점입니다. 그래서 증시 불확실성이 높을 때 많이 선호됩니다. 일반 상장은 기관 수요예측에 따라 공모가와 공모 규모가 달라질 수 있죠. 그렇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큰 시기 일반 상장을 추진하는 건 증시 상장사로선 리스크가 클 수밖에 없습니다.

    레이크머티리얼즈는 당초 기술특례 요건으로 상장하려고 했지만 이런 환경에선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기 어렵다고 생각했습니다. 근데 정작 상장하고 보니 '원래 준비했던 기술특례 트랙으로 상장할 걸' 하는 후회가 있었다고 합니다. 2019년 일본 수출 규제에 대응해 문재인 전 정부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체에 대한 지원을 늘렸기 때문이죠.
    기회가 된 일본 수출 규제

    일본의 수출 규제는 레이크머티리얼즈에게 실적 개선 모멘텀이 됐습니다. 반도체 매출은 "2017년 무렵부터 발생하고 있었으나 2020년 큰 폭으로 상승했다"는 게 회사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일본산 소재 수입길이 막히면서 삼성전자와 같은 굵직한 반도체 업체들이 레이크머티리얼즈를 찾을 수밖에 없었거든요. 물론 반도체 소재에 대한 준비가 돼 있었기에 기회를 잡을 수 있었던 겁니다.

    이 회사는 원래 반도체 소재를 주력으로 했던 업체가 아닙니다. LED(발광다이오드) 소재 업체로 시작했죠. 열심히 해서 이 분야의 전세계 1위까지 오릅니다. 하지만 시장 자체가 크지 않다 보니 몸집을 키우기에 한계가 있었죠. 그래서 눈을 돌린 게 반도체 소재입니다. 시장 규모도 큰 데다 아직 점유율 성과도 저조한 만큼 앞으로 성장할 여지가 많다고 판단했습니다.

    반도체 소재 연구개발은 비교적 수월했습니다. TMA(트리메틸알루미늄) 제조 기술 덕분입니다. TMA란 화학 소재인데 다양한 산업군에서 두루 활용 가능하다는 특성이 있습니다. 레이크머티리얼즈가 취급하는 LED, 반도체, 태양광전지 등의 소재도 이를 기반으로 개발했습니다. TMA는 개발 진입장벽이 높아 경쟁사가 거의 없다는 장점이 있는데요. 전세계 TMA 기술력을 보유한 업체는 4곳뿐이고, 국내에서는 레이크머티리얼즈가 유일합니다.
    상장 후 탄력받은 실적…주가도 '쑥'

    기업들의 러브콜이 이어지던 시기에 상장하면서 레이크머티리얼즈의 실적엔 탄력이 붙게 됩니다. 투자자금은 신규 반도체 소재 양산화 및 연구개발 등에 주로 사용했습니다. 그렇게 반도체 소재가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합니다. 여기에 원래 잘하던 태양광 소재까지 실적을 받쳐준 덕에 영업이익과 매출 모두 가파르게 상승할 수 있었죠. 매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할 정도였으니까요.

    반도체 소재 매출은 2019년 92억원에서 2020년 227억원으로 무려 3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반도체 부문 매출 비중이 모태 사업이던 LED를 넘어선 것도 이때부터입니다. 반도체 호황이었던 지난해엔 453억원으로 불어 2년 만에 약 4배 급증했습니다. 올해는 반도체 업황이 급격하게 악화된 와중에도 상반기에만 368억원의 매출이 발생했습니다. 연간 기준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전체 실적도 안정적으로 개선되자 레이크머티리얼즈는 지난해 중견기업부에서 벤처기업부로, 올해는 우량기업부로 소속부의 변경이 이뤄지게 됩니다. 승격된 것이죠. 코스닥 기업들은 기업규모, 재무상태, 경영성과, 기술력 수준에 따라 4개 등급으로 분류되는데요. 우량기업부, 벤처기업부, 중견기업부, 기술성장기업부 순으로 등급이 높습니다.

    주가도 실적에 따라서 꾸준히 올랐습니다. 지난해 초 3000원을 돌파한 주가는 같은 해 말 5000원을 넘어섰습니다. 올해는 증시가 전반적으로 하락하면서 증가세가 다소 둔화됐지만 이 와중에 소폭 상승했습니다. 지난 4일 종가는 상장일 종가(920원) 대비 약 6배 뛰었습니다. 상장한 지 2년 만의 성과입니다.
    반도체 더 힘준다…"업황 악화 영향은 미미"
    올해도 레이크머티리얼즈는 반도체에 힘주고 있습니다. 지난 8월 레이크머티리얼즈는 신규 공장을 비롯한 시설 증축에 125억원을 투자하겠다고 공시했습니다. 생산 시설을 늘리고 연구소를 구축하겠다는 내용입니다. 반도체 소재 생산능력을 확대하기 위함인데요. 성장 동력으로 기대가 큰 석유화학 촉매 생산라인도 들어설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신규 시설은 내년 5월 말께 준공될 예정입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산업이 부침을 겪고 있지만 소재 부문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증권가 안팎에서 나옵니다. 이동욱 IBK투자증권 연구원 "전방업체들이 증설하면 소재 업체들도 공급을 늘릴 수밖에 없다. 매출액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기술적 영향이 있는 회사인 만큼 매출에 긍정적으로 반영되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미 레이크머티리얼즈의 대표 고객사인 삼성전자의 한진만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지난달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과 수요 위축 상황에서도 인위적 감산 없이 설비 투자를 계획대로 진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삼성전자는 올해 연간 설비 투자에 약 54조원을 집행할 것이란 계획을 내놨었죠.

    레이크머티리얼즈 관계자는 "소재는 업황과 달리 봐야 한다"며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가 일단 증설하면 공장 가동은 불가피하다. 그렇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소재 부문 수요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SK하이닉스는 감산한다고 했는데 설령 감산한다고 하더라도 회사에 미치는 영향은 부분적이라고 보고 있다"며 "SK하이닉스가 감산한다고 하는데 과연 감산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저희뿐만 아니라 소모품 만드는 회사 관계자들에게 물어보면 매출이 현저하게 줄진 않는다고 하더라. 생산능력이 늘어나면 감산하더라도 상쇄되는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올해 매출 1000억원대 전망"
    레이크머티리얼즈의 향후 전망에 대해선 긍정적이란 게 증권가의 평가입니다. 요새 잘나가는 태양광 소재로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다진 데다 반도체 소재 비중을 늘리고 있어섭니다.

    미래 먹거리로 삼은 촉매 소재는 기대를 거는 분야입니다. 회사 관계자는 "반도체 다음으로 눈여겨보는 건 석유화학 촉매"라며 "시장 확대가 예상되는 만큼 신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올해는 연간 1000억원대 매출 돌파가 예상됩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레이크머티리얼즈는 매출 1302억원, 영업이익 36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59%, 영업이익은 76.6% 증가한 수치입니다.

    이미 상반기 기준 레이크머티리얼즈는 61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355억원) 수치와 비교하면 2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영업이익은 167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94억원) 77.7% 증가했습니다. 올해는 반도체도 반도체이지만 태양광 소재가 특히 많이 팔렸습니다. 태양광 소재의 반기 매출(116억원)은 이미 지난해 연간 매출 규모(108억원)를 넘어섰습니다.

    김찬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태양광 소재는 고객사 요청에 생산능력 부족으로 전부 대응하지 못했고 향후 공급도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태양광 외에도 주력 제품인 반도체 소재도 꾸준한 매출 증가가 기대된다. 중장기적으로 촉매 공급 본격화에 따라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습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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